고생대 동물들이 무엇을 두고 다투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다만 동물들 간의 성격 차이, 혹은 정치 성향 문제로 서로 끊임없이 갈등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생물들은 격한 말싸움이 벌어질 때마다 “누가 옳은지는 결국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고 한다. 하지만 긴 세월이 흐른 지금, 역사가 그들을 기억하는 방식은 혹독하리 만큼 냉정하다. 그들의 논리는 바람에 흩날리는 먼지처럼 사라져 버리고, 오늘날 우리는 그들을 그저 오래전에 살았던 조개, 붕어, 가재 정도로만 떠올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