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軸)의 시대 6

동양 문화권의 영향을 받았던 동물들

by 스튜던트 비


진나라의 수도인 함양 근처에 도착한 호랑이와 일행은 진시황이 지은 거대한 구조물을 마주하고, 조심스레 그 내부로 들어섰다. 처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숨이 막힐 만큼 압도적이었다. 수많은 말과 병사들이 끝없이 늘어서 있었고, 청동으로 빚어진 짐승들과 전차들이 정교한 질서 속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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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안으로 들어갈수록, 그 웅장함은 점점 빛을 잃고 도시 전체가 잿빛의 침묵에 잠겨들었다. 호랑이와 일행의 발자국 소리만이 메아리쳤고, 생명의 기척은 어디에서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호랑이와 일행은 멈추지 않았고, 불멸의 비밀을 쥔 진시황을 만나기 위해 더욱 깊숙이, 구조물의 어둠 속으로 발을 옮겼다.


그렇게 구조물의 깊은 곳까지 들어간 호랑이 일행은 마침내 수은으로 이루어진 강가에 다다랐다. 희미하게 반짝이는 수은의 물결은 꿈처럼 환상적인 빛을 내고 있었고, 횃불이 흔들릴 때마다 물결 위로 수많은 별빛이 부서졌다.

그때였다. 착시였는지, 꿈결이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강 건너편에서 한 인간의 형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호랑이는 단번에 알아보았다. 그 실루엣은, 의심할 여지 없이 진시황이었다.


“호랑이 네가 내 제국에 관심을 가지고 이곳까지 찾아올 줄은 정말 몰랐구나.”


진시황이 반가운 목소리로 호랑이를 맞이하자, 호랑이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황제… 당신이 불멸의 제국을 세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왔어요.”


호랑이의 말을 들은 진시황은, 아주 솔직한 목소리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나는 말이지… 언제나 죽음이 너무 크게 느껴졌어. 그래서 살아 있는 동안, 내가 가진 힘으로 그 불안을 잠재울 그 무언가를 이루고 싶었어.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이 제국이야.”


“그렇다면 불멸의 비밀도 찾으신 건가요?”


“불멸…?”


황제는 잠시 호랑이를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 그리고 낮고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건 없다는 걸 네가 더 잘 알고 있지 않느냐. 나는 단지 그 ‘불멸’이라는 말을 이용했을 뿐이야. 사람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그 마음을 묶기 위한 구호로 말이다. 진정한 불멸은 제국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질서의 기억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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