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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 연료도 돌아왔다?

트럼프 취임, 들뜬 미국 LNG 업체의 장밋빛 전망들

by 토미 M

트럼프 대통령이 돌아오면서 ‘화석연료’도 함께 돌아오는 신호가 곳곳에서 들립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맞물린 시기에 미국 2위의 액화천연가스 (LNG) 생산 및 수출기업이 뉴욕 증시 상장을 노린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취임사에서 “LNG 수출을 늘리겠다”라고 공언한 만큼, 지난 2023년 카타르를 넘어 LNG 수출 1위에 오른 미국의 화석연료 산업이 얼마나 더 기세를 올리고 치고 나갈지 궁금해집니다.


이코노미스트


I. 2위 LNG 수출 업체, 벤처 글로벌 (Venture Global)


미국 버지니아에 본사가 있는 벤처 글로벌이란 회사는 다른 메이저 석유회사들과 달리 그리 오래된 회사는 아닙니다.


10년 전 등장해 텍사스 유전지대의 다른 큰 회사들을 ‘기술력’으로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액화천연가스(LNG) 산업의 파괴적 혁신자가 이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라면서 이 회사가 뉴욕에 곧 상장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공장에서 제작된 확장 가능한 ‘모듈화 장비’를 사용하여 경쟁자들이 사용하는 비용 많이 드는 맞춤형 기술을 대체한 회사"라고 소개했습니다.


마치 레고처럼 이어붙이는 모듈형 방식으로, 천연가스를 액채로 바꾸는 대형 터미널을 만드는 시간을 절반인 3년으로 줄였습니다.


특히 아래 사진에 있는 루이지애나 수출 터미널이 완성되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LNG 수출 업체로 올라서게 됩니다.

Venture Global Homepage

II. 미국 LNG의 미래는 장밋빛?


미국 LNG 수출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유럽으로 쏴주던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가 끊기면서 더욱 각광을 받았습니다.


“러시아 가스를 믿었다가는 큰 일 날 수 있다”는 걸 몸소 체험한 독일과 이를 옆에서 지켜본 유럽의 국가들은, 러시아산 보다는 다소 비싸지만, 미국이나 카타르의 LNG로도 눈을 돌렸습니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100% 러시아산 천연가스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코노미스트 역시 “미국의 LNG 수출 역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역시 LNG 산업의 호재로 평가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석유와 가스를 보유하고 있다"라며 "그것을 사용해 가격을 낮추고 전략비축유를 다시 최대로 채우며 미국 에너지를 전 세계로 수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수출 제한을 철회함과 동시에 수출 허가 절차도 간소화할 예정입니다. 바야흐로 미국의 LNG 수출 본격화가 시작될 전망인 겁니다.

미국의 LNG 산업이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국가 전략 산업인 AI의 데이터센터에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전기가 들어가기 때문에 계속 전기 생산을 늘려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미국 발전량의 40%를 넘게 차지하면서 1위를 기록 중인 LNG 발전의 비중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래 EIA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예정된 ‘발전소 건설 계획’ 중 대규모, 대형 발전 계획은 대부분 천연가스를 이용한 발전입니다.

미국 EIA 자료

III. 너무 비싸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벤처 글로벌이란 회사는 이번 IPO를 통해 회사 몸값을 1,000억 달러 이상 받기를 기대하는데, 영국의 BP와 중국의 시노펙(Sinopec) 같은 거대 기업의 평가를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너무 비싸게 상장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주식을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책정하려 할 수도 있으며, 그 결과 상장이 실패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습니다.

Venture Global Homepage

물론 이 회사 입장은 다릅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벤처 글로벌이란 회사는 자신들이 1) LNG 산업을 혁신할 가능성이 있고, 2)AI의 부상이 천연가스에 호재로 작용을 하고 있으며 3)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이 화석 연료에 유리하다는 점 등을 들어 ‘비싼 상장’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빅테크 같은 넷 제로 회사들의 경우 석탄보다 깨끗한 천연가스 발전을 더 선호하는 것도 유리한 요소입니다.


PS. 트럼프 시대와 천연가스


트럼프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LNG 수출 회사의 상장” 자체도 관심을 끌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에 맞춰 전반적으로 족쇄 혹은 봉인이 풀리는 ‘화석연료 수출 양상의 변화’도 눈길을 끕니다.


미국은 이미 2023년에 카타르, 호주를 제치고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이 되었고, 이제 그 격차를 더 벌려나가겠죠.


미국의 대형 LNG 수출 기업들인 셰니어 에너지, 프리포트 LNG, 셈프라 같은 회사들이 트럼프 정부 정책의 수혜를 얼마나 받게 될지, 그렇게 되면 얼마나 이익이 증가할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몇 년 내에 글로벌 LNG 시장이 공급 과잉 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고 하니 주의할 필요가 있겠죠.


또 LNG가 전부인 것도 아니겠죠.


2025년 미국의 발전소 건설 계획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비록 규모는 작아도, 태양광 발전소도 제법 많이 늘어나는 만큼, 미국 주식 투자를 위해 ‘미국의 전기 만들기’를 전반적으로 꼼꼼하게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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