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멕시코 때리기.."갱단, 테러단체 지정" 의미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를 첫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라면서 그 의미를 분석했습니다.
1) 멕시코 갱단을 외국 테러단체 (FTO, Foreign Terrorist Organization)로 지정하도록 행정 명령을 내렸고, 2) (캐나다와 함께) 오는 2월 1일부터 관세를 때릴 수 있다고도 암시했고 3) 이민자들이 멕시코 영토에 발이 묶이도록 하는 강력한 국경 정책을 시작했고, 4) 모든 연방 기관에 멕시코만(灣) 대신 미국만이라는 표현을 쓰도록 했습니다.
I. "멕시코 갱단은 테러 단체"
트럼프 대통령은 첫날부터 멕시코에 25% 관세를 때리지는 않았습니다.
“무역 불균형 조사를 하라”라고 지시했고, 2월 1일은 관세 부과의 새로운 날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습니다.
대신 전례 없이 멕시코 갱단을 FTO로 지정할 것을 국무부에 지시하는 행정 명령을 내렸습니다.
국무부는 14일 이내에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카르텔 명단을 제출할 예정인데, 이런 강경 조치는 예전에 오바마 대통령 시절 검토된 적이 있지만, 실행되지는 않았습니다.
FTO로 지정될 경우 미국 정부가 해당 조직의 자산을 동결할 수 있고, 이들에게 필요 장비를 파는 등 어떤 식으로라도 이들을 돕게 되면 모두 처벌을 받습니다.
또 이 조직원들의 미국 입국이 불가능하고, 관련자들은 추방될 수 있습니다.
테러단체 지정을 받으면 (미국 정부 눈치를 보는 무기상들로부터) 무기를 구하기도 힘들어집니다.
FTO가 속한 나라, 즉 멕시코에 대해서도 경제 제재를 취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멕시코 갱단을 FTO로 지정한 논리는 이렇습니다.
“이들이 펜타닐을 미국으로 밀반입해 IS나 하마스 같은 테러조직보다 더 많은 미국인을 죽였다”
II. 트럼프 vs 쉰바움
멕시코 갱단에 대한 FTO 지정에 대한 또 하나의 논란거리는 ‘군대 파견’입니다.
아주 제한적이지만, 미국이 멕시코에서 일방적인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코노미스트지는 “그렇게 될 경우 두 나라 관계는 매우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난 1월 20일 “갱단을 처치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멕시코로 보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가능합니다. 더 이상한 일도 일어난 적이 있죠”라고 답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디아 쉰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여전히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녀는 멕시코가 갱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이민 문제에 대해 협력 의사를 내비쳤고, “미국 연방 정부를 제외한 전 세계”가 멕시코 만을 기존 이름으로 계속 부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펜타닐 제조소에 대해 최근 잇따라 단속도 벌였습니다.
하지만 워싱턴에 위치한 싱크탱크 윌슨 센터의 멕시코 연구소 소장 릴라 아베드는 멕시코 정부의 (갱단에 대한 제압) 계획이 충분히 포괄적이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그 정도 단속 가지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PS .. 트럼프 대통령의 첫 타깃
멕시코는 본보기가 될까요?
2월 1일부터 관세가 부과된다고 본다면, 이제 미국과 멕시코의 충돌은 2주 정도 남은 셈입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멕시코 관리들은 아직 트럼프 팀과 공식적인 접촉을 하지 못했다”라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실제 행동을 막을 만한 두 나라의 어떤 공식적인 움직임이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미국이 멕시코 갱단에 대해 '본보기 차원'에서 칼을 뽑은 만큼 'FTO 지정 단체 발표' 뒤 본격적인 압박에 들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마약 단체에 대한 FTO 지정으로 시작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협상 카드로 그칠지, 아니면 (경제적인 피해를 다소 감수하더라도) 본격적인 멕시코 길들이기까지 갈지가 미국과 멕시코 관계의 첫 단추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두 나라의 충돌은 미국 경제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멕시코에 관세를 매기고 제재에 나설 경우, 중국을 제치고 수입국 1위가 된 멕시코로부터 25% 관세 매긴 물건이 들어온다는 건데, 이건 미국 경제에도 반가운 건 아닙니다.
2024년 기준 미국 수입국 순위는 멕시코가 1위이고, (60% 관세 매긴다는) 중국이 2위, 그리고 (역시 멕시코와 한데 묶여서 25% 관세매길 예정인) 캐나다가 3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