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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하던 소설 쓰기를 멈췄다.

by 재민

연재하고 있는 <실패의 꼴> 시리즈의 글쓰기를 잠시 멈췄다.


주중에는 회사에 출근하고 퇴근 후에는 지방간 치료를 위해 운동을 하고 주말에 하루, 단 하루만 글을 기획하고 쓰고 퇴고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작년 10월부터 뜨문뜨문 꾸준히 글을 쓰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내가 쓴 글을 쭉 읽어보기도 하고 반응도 살피기도 했다. 가끔가다 좋아요나 댓글이 올라오는 글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반응은 꾸준히 뜨뜻미지근했다. 그래서 이번 주는 잠시 멈추고 내가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생각해 보기로 했다.


주로 내가 쓴 <실패의 꼴> 글은 사랑이야기 아니면 회사이야기이다. 초반부터 일부러 이렇게 주제를 잡아 보기로 했다. 내가 작가로서 가져갈 수 있는 키워드를 가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실패하는 이야기라는 큰 틀 안에서 사랑과 회사라는 키워드를 주제로 썼다. 브런치에서도, 인스티즈에서도 극명하게 나뉘는 건 사람들은 내가 쓰는 실패한 사랑이야기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사랑이야기를 쓰는 걸 좋아하지만 누구나 그런 글을 쓰고 싶다고 해서 잘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대중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아주 가끔씩만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회사 이야기는 매번 사람들이 좋아해 주느냐 의문이 들었다. 아쉽게도 모든 이야기를 좋아해 주지 않는다. 주로 취업에 대한 이야기나 면접 이야기가 이목을 끌었지 회사 내에서 일어나는 드라마 같은 것에는 사람들은 흥미를 못 느끼는 것 같았다. 특히 회사 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나 고됨으로 삶이 무거워지는 것에는 반응이 특히 없었다. 그래서 좀 더 가볍고 즐길 수 있는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사실 나는 회사라는 키워드는 가져가야 하지만 이 키워드 안에서만 국한되고 싶지 않았다. 다양한 말을 하고 싶고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은 욕구는 여전했다. 그래서 오늘은 무작정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이슈가 되고 있는 글들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글들은 아주 가볍고 가십거리에 일상과 삶에는 전혀 지장을 두지 않는 글들이었다.


나는 아차! 싶었다.


내가 쓰는 글들은 대부분 사람들이 심심해서 읽을 수 없는 무겁고 심각한 글이기 때문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가볍고 그들의 일상에 영향을 주지 않는 글들로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느꼈다. 사람이 가지는 흥미란 자신이 가진 안정감을 깨부수지 않는 선에서 즐길 수 있는 요소여야 한다. 우리가 취미로 운동을 할 때, 그 운동이 내 일상생활에 크나큰 폭풍을 불러온다면 사람들 분명 운동을 하는 것에 대한 고민과 불만을 갖게 된다. 인간이란 종족은 결국 생존을 위해 안정감을 찾는 DNA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러니 우리가 소파에 누워서 릴스를 보면서 시시덕거리는 건 본능적인 게 맞다. 나도 그런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소파에 누워서 즐기면서 볼 수 있는 글. 본능적인 글.


그래서 이번 한 주는 이런 회고 글로 연재를 쉬고 일주일간 글감을 얻으려고 탐사해 보기로 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내가 가져갈 수 있는 키워드는 무엇인지. 그 안에서 또 흥미로운 주제와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는 게 있는지 고민해 봐야겠다.


어쩌면 이것도 <실패의 꼴> 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꾸준히 연재하겠다는 걸 또 넘겨버렸으니 꾸준한 연재에 실패한 것이 아니겠는가.



ps. 여러분은 글을 쓰면서 가지고 계신 고민이 있나요? 고민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주세요. 우리 같이 고민을 공유하고 서로 응원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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