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남겼던 글 같이 연재하던 <실패의 꼴>을 멈췄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 새로운 소설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기괴하고 간사하고 끝없이 저울질하는 모양이 사람 같다.
처음 <실패의 꼴>을 쓰기 시작한 2024년 10월에는 문득 실패에 관련된 단편들을 쓰고 싶었다. 그 글들은 나와 내 주변 그리고 상상의 이야기가 묘하게 짬뽕된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까지 10편을 썼으니 풀타임으로 건축사사무소를 다니고 있는 사람치고는 열심히 썼다는 생각이 있다.
저번 글에서도 밝혔듯이 계속 고민을 했다. <실패의 꼴>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까 생각도 해보고 좀 더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감을 가지고 와서 새로운 시리즈나 글을 써볼까 고민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의 오류가 발견되었다. 나는 아직 사람들이 나에게 어떤 글을 원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떤 글을 써야 사람들이 좋아할지 감이 안 잡힌다. 실패에 대한 글들은 조회수나 좋아요는 그럭저럭 좋았지만 댓글은 시원찮게 달리고, 또한 사람들의 기대도 없는 것 같았다. 결국 돌아 돌아 다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쓰면서 연구할 수밖에 없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국 다시 원(O)점.
그래도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면 기존에 쓰고 있던 <실패의 꼴>처럼 실패에 집중하는 글은 사람들이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적어도 내가 쓰는 방식에 있어서는...). 사실 내가 관심 있는 주제이기도 하고 나를 잘 표현한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내 작가로서의 매력은 그게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그래서 실패를 주제로 한 다른 소설을 써보려고 한다. 이렇게 마음이 휙 휙 바뀌는 내 모습이 참 사람 같다고 느꼈다. 그 생각의 형태는 기괴하고 불안정하며 간사하고 안일하다. 근데 또 사람 같다고 느끼는 건 다른 사람도 나랑 똑같길 바라는 바람이다.
나는 회사원이다. 일주일의 5일은 출근을 하고 하루 쉬고 하루만 글을 쓴다. 지금은 몸도 좋지 않아 치료 목적으로 운동도 병행해야 하니 사실 숨통이 트일 새가 별로 없는 요즘이긴 하다. 그래도 일주일에 한 시간이라도 글 쓰는데 투자한다면, 이것을 내가 1년이든 2년이든 반복한다면 글에 대해서도, 작가로서도 조금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조만간. 아주 조만간 새로운 소설로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 글을 조금이라도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항상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성장한 글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