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life gives you lemons
오랜만에 블로그 형식의 글을 써보네요.
3월까지는 <실패의 꼴>을 연재하고 많은 고민을 하고 새로운 소설을 기획하고 있어요.
물론 4월에는 제가 본업으로 하고 있는 건축설계 회사에서 경쟁해야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회사-집만 오고 가며 살았답니다.
어떤 삶인지 이해를 돕기 위해 짧은 하소연을 하자면 매일 9시에 출근해서 10시쯤에 퇴근해서 집에 와 씻고 다시 자고 9시에 출근하는 걸 주말을 포함해서 했어요.
약 3주 동안 그렇게 지내니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전에 <퇴사 사유서>에 담긴 내용처럼 삶이라는 방 안에 일밖에 없어지니, 이 또한 나의 선택에 딸려오는 일들이지만, 고되게 느껴졌답니다.
5월이 되면서 황금연휴가 시작되었잖아요.
4월에 참았던(도대체 무엇을 참았는지 알지 못했지만) 마음에 대한 보상심리로 친구와 여행을 갔어요.
3박 4일에 계획은 1도 세우지 않았던 자유여행이었는데 계획형 인간인 저에게는 오히려 홀가분하더라고요.
제가 <사랑한다 요리할 수 있어> 프롤로그에 홀씨처럼 날아가듯 읽어달라는 표현을 썼었는데,
마치 그때 마음처럼, 프롤로그의 홀씨처럼 이리가고 저리 가고 자유로웠어요.
사실 여행에서 특별한 것을 하지는 않았답니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보고, 먹고 했다기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여유롭게 즐겼달까요?
유명 맛집에 들러 맛있는 음식을 먹고, 우연히 들렀던 이쁜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하고,
낮에는 녹음이 있는 캠퍼스를 둘러보고, 밤에는 숙소에서 숯불을 피워 바비큐를 했어요.
같이 갔던 친구도 저와 아주 잘 맞는 친구여서 그랬는지 좋은 추억을 쌓고 온 기분이었답니다.
물론 이번 연휴를 반짝이게 보내고 오니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늘은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자유 여행처럼 특별한 것을 하지 않은 하루였는데 내일 출근할 생각을 하니 없던 두통이 오는 것 같더라고요(어휴. 이 고질병).
답답한 마음에 산책을 하고 운동을 하고 맛있는 걸 먹었지만, 그 무엇도 내일의 출근을 막지 못할 겁니다.
오늘 아침에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면서 인터뷰 영상을 하나 시청했는데요.
이동진 평론가 님의 일에 대한 생각을 담은 영상이었습니다.
평론가 님께서는 우리가 직업적으로 생계를 위해 하는 일은 언어가 태어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고되고, 스트레스 받고, 슬프고,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labour의 어원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어떤 언어에서는 슬픔이 일이라는 단어와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인생이 쓰디쓴 레몬을 주면, 그것으로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라는 말이 떠오르더라고요.
어차피 삶은 고통의 연속이고 힘든 일을 매일 같이 주어질 텐데, 그걸로 레모네이드를 만들 건지 그냥 먹어버리고 찡그린 표정을 지을 건지는 우리 몫이라고요.
저도 평소에 부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시각인 많은 사람인데 조금은 그런 생각을 줄이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쉽지 않겠죠?
많은 분들이 연휴 이후의 출근을 두려워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고요.
연휴가, 여행이 반짝일 수 있으려면.
그 반짝임이 눈에 들어오려면 결국 우리는 일상을 고통을 참으며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 고통 속에서도 작은 행복들은 숨어져 있으니 그것들로 레모네이드를 만들면서요.
참고로 저는 이번 주 금요일에 4월 바쁜 일 때문에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것에 대한 보상휴가를 받았는데요.
얼른 주말이 왔으면 좋겠습니다(주 2일 출근잼).
반짝이는 주말을 위해 이번 주도 모두 파이팅 하세요!
시간은 지나가고, 삶은 살아집니다.
또 반짝일 순간들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