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손이 할 수 있는 일
네가 물수제비 뜰 때 나는 본 것만 같다
돌멩이의 마지막 발악을
가라앉기 전 최대한 많은
징검다리를 내어
세상을 이어보려는
작은 돌의 시도
네가 던진 돌멩이는
예전에 행성이 되길 원하다
이윽고 부서지길 바라던
그 돌멩이다
만약 그것이 말을 할 수 있었다면
자신을 저 아래로
가라앉게 하지 말라달라
빌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네 물수제비로 인해 돌멩이는 부서질 수 있는
희박한 기회마저 잃게 되었기에
한 번 튀어 오를 때마다
온 생명을 소모하며
저 아래로 잠기러 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넌 한 번의 스냅으로
일종의 사형선고를 내린 것이라
네 손아귀엔 늘 그런 힘이 있다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