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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kim Aug 29. 2024

9월 첫주 아이들에게 보낼 편지

아름답게 행복하게 살다가 헤어지길


매주 아이들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걸 배움나눔안내(주간학습안내)에 싣어 가정으로 보내고, 그리고 월요일 첫시간 함께 읽습니다. 평소에는 조금 공적인, 아이들이 깨우쳤으면 하는 내용의 편지를 자주 쓰기도 하고, 주로 아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편지를 쓰곤 했는데 이번주에는 소소하게 하고 싶은 말을 담아 보내기로 했습니다.




요즘 태풍이다 소나기다 해서 날씨가 안좋은 날들이 조금 많았었어. 그러다 구름이 걷히고 해가 날 때 우리 학교에서 보는 경치는 새삼스럽지만 정말 너무 아름답더라. 떠날때가 되니 매일 느끼던 그런 이 곳의 아름다움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져. 장담하는데 나는 앞으로 일하면서 이 곳보다 아름다운 곳에서 일하지는 못할거야. 아마 너희들도 그러지 않을까? 그러니 남은시간 학교와 우리 반을 더 애정을 가지고 아껴주자.


2학기가 시작한지 2주가 지났는데 요새 너희를 보면 잘 살고 있고 또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아. 그래서 쌤이 정말 뿌듯하다. 물론 완벽하진 않더라도. 다들 잘 살고 있고, 또 잘 자라고 있어. 더 고민하고 더 빡세게 공부하고 나누길. 다들 알지? 너무 쉬운 건 재미도 없고 또 우리가 바라는 행복을 주지도 않아.


아름다운 것이나 즐거운 것, 행복한 것에는 대가가 따라. 우리 학교에 있는 동안 많이 실패하고 좌절하지 말고 도전하고 시도해봐. 여기는 그럴 수 있는 곳이잖아. 모든 것에서 말야. 안하던 것, 관심 없던 것, 잘 못하는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시도해봐. 그 자체가 즐겁고 행복하잖아. 나는 어렸을 때 못하는 것에, 해보지 않은 것을 하는 것에 꽤 겁이 많았어.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그때 그래봤으면 좋았을텐데, 그때 해볼걸 하는 후회들이 있었어. 또, 그때 그러지 말걸. 그렇게 살지 말걸. 그러면 안됐는데. 하는 후회들도 있었고. 근데 그때 내 주위엔 좋은 어른이 별로 없었어. 그래서 필요한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도 없어서, 그 아까운 시간들을 잘 못 산 것 같아서 그게 참 아쉽더라. 지금 너희한테는 그런 이야기를 해주시는 부모님도 있고, 나도 있고, 또 학교의 여러 선생님들도 계시잖아. 그러니까 재밌게 실패하면서 잘 살아보자. 나도 잘 도와줄게. 그니까 쌤 말 잘 듣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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