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매주 쓰는 편지들
저는 아이들에게 매주 편지를 씁니다. 그리고 그것을 배움안내 (주간학습안내)에 실어 내보내고 있습니다. 주로 아이들과 살면서 그 주에 느낀 것들 중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정리하기도 하고 어떤 중요한 교육활동이 있으면 그것에 대해 준비하는 글을 쓰기도 합니다. 사실 내용은 대부분 아이들의 학교 생활을 격려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그런 내용들입니다. 부모님과 가정에서 주말동안 편지를 함께 읽고 학교에 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월요일 아침에 이번주 배움안내와 편지를 함께 읽으며 생각을 나눕니다. 그게 아이들의 삶을 가꾸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또 아이들 개개인에게 꽤 동기부여가 되고 있는 것 같아서 힘들지만 꾸준하게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그간 아이들에게 쓴 편지를 브런치에도 올리려고 합니다.
#1. 자신감에 대하여. (3월 둘째주에 쓴 편지)
자신감. 사전적으로는 스스로를 믿는 감정이라는 뜻이지. 나는 너희의 담임선생님으로서 우리 아이들을 충분히 믿는다. 그런데 너희들 각자 스스로는 어떠한지 궁금해. 스스로를 충분하게 믿고 있니?
너희들은 스스로 잘 못 느낄 수도 있겠지만 너희는 한 명 한 명 대단한 역량과 힘을 가진 친구들이란다. 이제 일주일을 같이 살았을 뿐인데 어쩐지 이미 꽤 오랜 시간을 함께한 것과 같은 느낌이 들어. 그동안 학교에서 같이 오래 지내서 그런지.
너희는 각자 모두가 우리 학교에서 살아오면서 충분히 힘을 잘 쌓아왔다. 나는 이번 일주일동안 그것을 충분하게 보았고 느꼈단다. 너희들이 이미 학교의 가장 큰 선배로서 역할을 잘 해주고 있고 앞으로도 더 잘할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더 크게 생겼다.
그런데 내가 너희를 믿는 것보다 너희는 오히려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것처럼 보여. 이미 너희는 스스로 학교에서 이뤄지는 모든 배움과 나눔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힘이 너희 내부에 길러져 있고 어떤 공부를 하더라도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단다. 역량은 이미 갖추고 있으니 의지와 노력만 있으면 어떤 일이든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이끌어나갈 수 있을거야.
올 한 해 모든 순간에 스스로의 힘을 믿기를 바라. 어려워서 못하겠다거나 힘들어서 포기하거나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미 역량을 충분히 갖춘 너희이기에 힘들거나 어려워도 조금의 노력과 의지가 뒷받침된다면, 그리고 서로 돕고 우리를 위해 힘을 모은다면 어떤 일이든, 어떤 어려움이든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해.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자. 어려워도 끝까지 해보자. 우리 학교에서의 마지막 일년을 후회 없이 살아보자. 그러려면 너희 스스로가 가진 힘을 믿어보길 바라. 쌤도 열심히 너희를 도울게!
- 이 편지를 쓴 이유는. 우리 아이들이 올 일 년을 살아가면서 더 자신감을 가지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삶을 자기가 주도적으로 세워야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학교의 6학년은 아주 큰 책임과 사명을 가지고 학교 생활을 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겪는 문제나 교육활동을 6학년이 주축이 되어서 풀어나가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올 초에 만난 우리 아이들은 그런 것들을 걱정하는 모습들이 조금 있었습니다. 자신들이 가진 역량이 충분한 데 말이죠. 그래서 자신을 믿고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고 무엇이든 자기가 생각한대로 풀어나가보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한 학기를 다 산 지금. 우리 아이들은 제가 믿은대로 그렇게 멋지게 살아주었습니다. 지금의 우리 아이들은 자신을 잘 믿고 충실하게 우리의 삶을 가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중간중간에 아이들을 격려하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그게 담임교사로서의 제 역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