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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kim Mar 04. 2024

3월 개학날에 든 짧은 생각

새로운 만남에는 늘 설렘이 가득하다

기나긴 두달여의 겨울방학을 지나 3월 개학날을 맞이했다. 개인적으로 교사로서는 학년의 변동이 없어 그래도 안정적인 마음으로 새로운 학기를 맞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작년에 겪은 시행착오들을 보완하고 더 발전시키기 위해 2월 한달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공부했다. 같은 학년을 이어서 한다는 것은 교육과정 면에서 분명 이런 장점이 있는 것 같다. 내 것을 보다 보완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장점말이다.


우리 학교는 학년별로 한 학급씩만이 있는 작은 학교라 해가 바뀌어도 아이들의 구성은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은 같은 친구들과 새 학년을 맞게 됐고, 다만 교실과 교사 배우는 것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 또한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구조이지만 어찌됐건 나에게 있어선 올해의 아이들을 처음 담임으로서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어색함은 있을 수 밖에는 없었다. 학교에서 오며가며 이야기도 나누고 같이 생활하는 친구들이었지만 담임으로서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에 대해 새롭게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지 올해는 걱정보다 기대감이 큰 것 같다. 교사로서는 조금 안정적인 상태로 아이들을 맞이하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보다 새로운 만남이 주는 설렘이 더 크다. 올해는 우리 아이들과 또 어떤 이야기들을 써나갈지.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기대하게 된다.


아이들도 다소 어색한 듯 오늘 첫날 수업에서는 조용히 집중하고 경청하는 태도로 나의 긴 이야기에 귀기울여주었다. 학생들이 이렇게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는 것은 늘 고마운 일이다. 앞으로 이 아이들이 나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도 기대가 되는 바다.


학교의 개학 첫날은 정말이지 아주아주 정신이 없다. 개학식, 입학식, 시업식 등이 한날에 이뤄지기 때문에 교사들은 자기를 소개하는 인사를 여러 차례 해야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모든 자리가 결국 새로운 '만남'이라는 행위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자리들이기에 매년 같은 일을 겪더라도 매번 설레게 된다. 새로운 학생들과의 만남, 새로운 동료들과의 만남 등 새로운 만남이 주는 '설렘'은 늘 풋풋하고 따뜻한 것 같다. 이후에 그 감정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언정 그 설렘의 여운은 꽤나 달고 길게 가는 것 같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더라도 개학을 맞이하는 모습들은 밝고 즐거워보인다. 긴 방학이 끝나 서운할텐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밝은 모습도 쭈욱 유지할 수 있게 다같이 애를 써야겠다. 입학하는 일학년 신입생 아이들은 어찌나 귀엽고 애틋한지. 이 아이들이 5년~6년을 살고 덩치가 몇배나 커져 졸업할 날을 맞이하게 될 것을 본인들은 상상이나 하고 있을까? 나도 어쩔 수 없는 교사인 것이 또 그런 아이들과 만나면 힘을 얻게 된다. 그러니 나도 새로운 만남이 주는 설렘을 간직한 첫마음을 잊지 않고 한해 열심히 돕고 보살피고 그렇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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