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옹 프랑스어 시험

by 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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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6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야간 버스를 타고 리옹에 프랑스어 시험을 치르러 다녀왔다. 프랑스에 온 지 4년이 되었지만 한 번도 시험을 치른 적이 없어서 실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가 어려웠기에, 고급 수준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정식적인 시험을 준비하기로 마음을 먹고 지난 두 달 동안 엉덩이를 의자에 딱 붙이고 매일 꾸준히 공부를 했었다. 기본적인 문법 및 주요 어휘들부터 다시금 다지고, ABC Dalf C1/C2 교재를 이용하여 읽기와 쓰기 파트를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기술의 힘을 빌려 구글 렌즈로 먼저 화면 통째로 스캐닝을 한 후 ChatGPT로 옮겨서 자동 번역 및 주요 어휘들 정리를 부탁했다. 쓰기는 ChatGPT가 모범 답안을 자동적으로 생성해 주어 먼저 주제별로 모범 답안들을 만들어놓은 후 반복해서 외우고 쓰며 통째로 암기했다.



Dalf C1의 경우 4가지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 듣기 : 두 파트로 나뉘며 총 3개의 오디오 파일을 들려준다. 첫 번째 파트의 듣기는 심도 있는 논평으로 2번 들려주며, 파트 2의 듣기는 상대적으로 짧은 인터뷰를 한 번만 들려주고 곧바로 답을 찾아야 한다. 객관식도 있고 핵심을 글로 쓰는 주관식 문항들도 많았다. 총 40분 정도 소요.


2) 읽기 : 장문의 고난도 지문을 읽고 15개 정도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객관식, 주관식 1 (O/X 체크 후 이를 뒷받침하는 문장을 본문에서 찾아서 그대로 적기), 주관식 2 (본인의 표현으로 다시 적는 주관식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어 독해 능력뿐만 아니라 이를 요약 및 재구성할 수 있는 논리력 및 쓰기 능력이 요구된다. 읽기 지문의 난이도도 상당히 높다. 총 50분 소요.


3) 쓰기 : 읽기 지문이 2~3개 주어지고, 2문항이 제시된다. 첫 번째 문항은 위의 읽기 지문들을 순서대로 요약 및 핵심을 정리하여 200-250 단어 사이로 글을 작성해야 하며, 두 번째 문항은 최소 250자 이상의 단어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글을 형식에 맞춰 작성해야 한다. 총 2시간 30분 소요.


위의 세 영역은 첫째 날 4시간 동안 연속적으로 이뤄진다. 말하기 영역은 며칠 후 다시 이뤄졌다.


4) 말하기 : 2개의 주제들 중 하나를 자유롭게 골라서 말하기 스크립트를 작성할 수 있다. 불어 사전이 제시되며 필요시 사용할 수 있다. 읽기 지문 2개가 마찬가지로 주어지며, 이를 토대로 핵심 논거를 요약하고, 덧붙여 논리적으로 자신만의 주장을 적절한 예시를 갖춰 올바른 형식을 따르며 8-10분 길이로 작성해야 한다. 이후 15-20분 정도 2명의 채점자들 앞에서 그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면 된다. 발음, 글의 논리적 구성, 고급 어휘 사용, 질의응답에서의 자연스러운 흐름 등이 평가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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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우 말하기 주제로 "무엇이 진정한 성공인가"라는 주제를 골랐다. 평상시에 관심이 많던 주제였고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는데 첫 시험이어서 긴장감에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 말하기는 평소 일상 속에서 자연스러운 연습을 많이 하다 보면 쉽게 늘릴 수 있을 것 같다. 나머지 영역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할 만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정형화된 시험을 각 잡고 준비함으로써 이제는 고차적인 주제들에 대해서도 내 의견을 표출할 수 있고 토론이 어느 정도 가능해져서 기쁘다. 또한 뉴스나 라디오, 팟캐스트를 들어도 웬만하면 다 이해가 되고 쓰기 또한 많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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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ChatGPT를 이용하여 독학하였는데 생각보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되어 OpenAI한테 감사하다. 시험이라는 외적 동기를 걸어놓음으로써 스스로 매일 프랑스어 공부를 강제하였는데 이게 효과가 있어 습관의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계속해서 공부를 해서 내년 안에 C1을 취득하고 C2까지 합격하는 게 최종 목표이다. 시험을 늦게 접수해서 파리에는 12월에 자리가 없었기에 리옹까지 굳이 두 번이나 가서 시험을 치렀는데, 나와의 약속을 지난 두 달 동안 꾸준히 지켰다는 게 자기 효능감을 올려준다. 고생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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