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 내려놓기

by 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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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에게 반복되는 시행착오 및 감정적 패턴이 있다면 외부나 다른 사람의 문제가 아닌 당신의 내면에서 기인할 확률이 높다. 나는 불교에서 말하는 '카르마'와 '습(오랜 습관과 경향)'의 개념을 통해 스스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불교는 내 삶을 다시 조망하게 만들었다. 불교에서는 "일상이 수행이다"라고 가르친다. 특별한 종교적 의식이 아니더라도, 하루하루의 선택과 태도에서 나를 갈고닦아야 한다는 뜻이다.




되돌아보면, 나는 언어 습득, 기술 배양, 구직, 국제결혼, 현지 적응, 새로운 인간관계 형성 같은 도전들을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했다. 이 모든 과정을 높은 기준으로 자신에게 요구하며 스스로를 끝없이 몰아붙였다. 비록 이 과정에서 배운 것들 또한 참 많지만 이런 식의 태도는 장기적으로 내게는 잘 맞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20대 후반의 투지와 패기와 노력과 운이 따라주어 원하는 대로 흘러갔었지만, 현타가 와서 모든 것을 잠시 멈춰야 했다. 조급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이제는 "차근차근 묵묵히 내실을 쌓자"는 마음가짐으로 프랑스에서의 삶을 살아가기로 했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시행착오와 고통을 외부 요인에서 찾는다. "한국이니까 그렇다", "프랑스니까 그렇다", "그 상사가, 동료가 문제였다, " "저 사람의 성격 때문이다." 그러나 삶의 패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것이 단순한 환경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만약 비슷한 시행착오와 감정적 어려움이 패턴으로 반복된다면, 우리는 밖이 아니라 안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내가 가진 완벽주의와 조급증, 질서와 규칙을 중시하는 기질은 애초에 타고나거나 오랜 기간 형성된 것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이루겠다고 마음먹은 내 자신이 얼마나 무모했는지 깨닫는다.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었고, 장기적으로 내가 더 성숙하고 성장하기 위한 단계였다. 동시에, 이 과정을 통해 노력의 축적해 나가고 동시에 세상에 나를 내던질 용기만 있다면 웬만한 일들은 해낼 수 있다는 내적 힘을 발견했다.





수행 1. 꾸준한 깃헙 커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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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말부터 비록 중간중간 로컬 환경에서 실습만 하고 커밋을 하지 않은 적도 많았지만, 그래도 꾸준히 데이터 엔지니어링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AI 분야에서 새롭게 배운 것들 및 알고리즘 풀이를 깃헙에 커밋하려고 했다. 이제 막 습관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 같으니, 장기적으로 꾸준히 해나가보자.




수행 2. Medium 테크 블로그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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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um 플랫폼에 8월 말부터 2~3일에 한번 꼴로 테크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내가 새롭게 습득한 AI, 데이터 엔지니어링,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지식들을 정제된 영어로 포스팅하여 공유하고 있다. 주제가 Niche 한데도 불구하고 어느덧 팔로워도 60명(!)이나 생겼다. 엄청 귀여운 숫자이지만 진작 미디엄 테크 블로그를 시작할 걸 그랬다. 양질의 테크 글들이 많고 전 세계의 엔지니어 및 연구자들과 소통하며 연결될 수 있다. 무엇보다 그들의 경험과 지식으로부터 배우는 바가 많고 나도 뭔가를 기여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




수행 3. 프랑스어 기초부터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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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를 엉덩이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제대로 기초를 쌓지 않은 상태에서 현지에 살면서 체득하다 보니 고급으로 올라가는 데 한계를 느꼈다. 책상에 문법, 어휘, 독해 책들을 펼치고 앉아 모르는 단어에 밑줄 긋고 문법도 보강해 가며 정석적이고 따분한(?) 방법으로 다시 공부를 해나가고 있다. 조급한 마음에 부실공사 했던 시간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고지식하게 해나가고 있다. 조금씩 쌓이기 시작하니까 효과가 체감이 되고 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또한 <명상록>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날 일이었다." 만약 내가 조급증이 있다면 비록 지금 당장은 문제가 없을지라도 언젠가는 문제가 터지고, 이걸 인지하고 바뀌려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또 다른 맥락에서 어떤 형태로든 탈이 난다는 것이다. 나 또한 이제는 그것을 수용하고, 조금은 수정하여 앞으로의 삶을 더 윤택하게 열어가기로 했다. 매일의 일상이 수행이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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