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인도인 대학원 동기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인도의 수도인 Delhi와 타지마할이 있는 Agra 사이에 위치해 있는 친구의 결혼식장에 가기 위해 파리에서 인도 항공을 타고 델리까지 간 후, 그곳에서 친구가 예약해 준 택시를 타고 이튿날 결혼식이 열리는 작은 마을로 향했다. 인도 결혼식은 전통과 문화가 깊이 배어 있는 복잡하고 다채로운 절차를 따른다. 지역, 종교, 가족의 전통에 따라 다를 수 있다.
Sangeet는 결혼식 전날에 열리는 전통적인 축하 파티로, 양가 가족들이 모여 노래와 춤을 즐긴다. 이 행사에서는 신랑과 신부가 춤을 추며 입장하고, 하객들도 덩실덩실 신명 나는 춤을 추며 분위기를 돋운다. 신부가 입장할 때 화려한 음악이 울려 퍼진다. Mehendi는 결혼식 전날 진행되는 의식으로, 신부의 손과 발에 헤나(메헤디)를 발라 장식한다. 하객들도 함께 취향에 맞춘 문양으로 헤나를 손바닥 양면 및 손목까지 새기고, 이는 결혼 생활의 행복과 번영을 기원하는 상징적 의식이다. 헤나는 천연 재료로 만들어졌으므로 나의 경우 열흘 후쯤 완전히 사라졌다.
결혼식 당일 오전에 Haldi 의식이 진행되었다. Haldi는 신랑과 신부 모두 노란색 카레 또는 강황으로 얼굴과 몸에 세게 문지름을 당하는 의식이다. 하객들이 신랑의 얼굴에 강황을 차례로 묻히고 사진을 찍으며 신성함과 행운을 가져다주는 의식을 치르는 것으로, 하객들 또한 노란색 또는 분홍색 옷을 입어야 한다. 이때의 의식은 결혼을 축하하는 의미와 함께, 신랑과 신부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준비를 마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이후 점심을 먹으며 화려하게 치장한 두 무희가 등장하여 현란한 음악과 함께 피리 부는 시늉을 하고 연극적 요소의 춤을 추며 팽이처럼 여러 차례 연속적으로 빙그르르 회전했다. 하객들이 어제보다 더 신명난 춤을 추고 노란색 팡파레를 온몸으로 맞으며 환희의 춤을 췄다. 인도 결혼식은 신들린 것처럼 끊임없이 춤을 추는 것이 특징이었다. 매우 재밌었다.
드디어 결혼식 당일 저녁. 신랑인 내 친구는 파리에서 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마치 무굴 제국의 황제처럼 화려하고 근엄한 의상을 입고 친척들의 호위(?)를 받으며 등장했다. 이는 고귀한 상류 사회나 왕족을 상징하는 전통적인 의상이다. 손님들도 인도 전통 의상인 사리(Saree)와 리힌가(Lehenga)를 입고 나타났다. 이는 인도의 문화와 미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의상이다. 결혼식과 같은 특별한 행사에서 특히 많이 착용되며, 각기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사리는 블라우스와 속치마 위에 감싸는 형식으로 입으며, 실크, 면, 크레이프 등의 재료가 사용되고 천을 어깨 위로 넘겨 우아한 드레이프를 형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결혼식에서는 주로 붉은색, 분홍색, 금색과 같은 밝고 화려한 색상이 선호되고 보석 장식과 자수가 돋보이는 웅장한 사리도 있었다. 매우 우아하고 세련되고 색깔이 영롱했다. 리힌가는 사리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현대적 감각과 전통이 결합된 의상으로, 스커트형의 하의(Lehenga), 짧은 블라우스(Choli), 그리고 숄처럼 두르는 천(Dupatta)로 구성된 3피스 의상이다.
결혼식 전, Baraat 의식이 진행된다. 신랑은 마차에 올라타고, 그의 친척들과 친구들이 함께 축하의 춤을 추며 신부의 집으로 향한다. 마차는 신랑이 신부의 집으로 가는 상징적인 여정을 나타내며, 하객들은 마차 앞에서 춤을 추며 신랑을 맞이한다. 이 의식은 1시간 반 가량 진행되었으며, 사물놀이 패(?) 사람들이 북과 장구, 꽹과리 비슷한 악기들을 미친 듯이 두드리며 말이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하객들도 그에 맞춰 신들린 듯이 춤을 추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어느덧 무굴 제국의 황제로 빙의한 내 친구, 신랑은 1시간 반 내내 근엄하게 푸쳐핸접을 하며 팔을 흔들었다. 가장 인상적인 절차였다.
결혼식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신부가 Griha Pravesh 의식을 통해 신랑의 집에 처음 입장하는 장면이 중요하다. 신부는 가족들에 의해 둘러싸여 신랑의 집 (여기서는 본식 장소)으로 들어가며, 이는 새 가정을 시작하는 중요한 의식이다. 신부가 신랑을 향해 걸어갈 때, 그 주변에서는 온갖 산해진미가 즐비했다. 인도 음식은 정말 다채롭고 강렬하고 맛있었다! 드론도 계속 날아다니며 이 장면을 촬영했고, 누가 신부인지 도저히 구분이 되지 않는 화려한 의상들과 음악, 흥겨운 춤으로 결혼식 분위기는 정점에 달했다.
결혼식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 중 하나인 Saat Phere(7번 돌기)는 신랑과 신부가 제단을 7번 돌며 서로에게 결혼의 서약을 한다. 이 의식은 결혼 생활에서의 여러 중요한 덕목을 다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Varmala는 신랑과 신부가 서로에게 화려한 꽃목걸이를 걸어주는 의식이다. 이 의식은 결혼을 공식적으로 확정하는 순간이다. 신랑이 이마에 Tilak을 다시 찍는 의식은 결혼식을 마친 후 신부와 결혼이 공식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나타내며, 신랑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가 있다.
인도 결혼식은 대규모로 진행되며, 수백 명의 하객들이 초대되었다. 각 날마다 다른 의식과 축하가 이어지고, 화려한 의상과 다채로운 음식, 전통적인 음악과 춤 등 다양한 요소들이 결혼식을 더욱 풍성하고 특별하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다녀온 각 나라의 결혼식 중 가장 인상적인 결혼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