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일주일까진 금단증상이 일어나서, 십 분에 한 번씩 브런치를 들어가 누가 얼마나 내 글을 읽었는지 통계를 보고 실망을 하고 혹시 누가 라이킷을 눌러주진 않았는지 알림 확인을 하곤 했다. 지금은 다 부질없다는 걸 알아서 그렇게 하진 않지만, 솔직히 지금도 누가 라이킷눌러주면 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았다는 것 같아서 힘이 된다. 라이킷, 언제나 새로워. 짜릿해.
어쨌든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브런치를 하며 새롭게 알게 된 점과 내게 찾아온 변화를정리해봤다.
먼저, 브런치 한 달간 새롭게 알게 된 점은 다음과 같다.
잠깐 사이에 글이 쏟아진다.
사람들이 글을 참 많이쓰는구나. 종종 브런치 나우의 ‘최신글’로 들어가 잠깐 글들을 읽다 보면, 몇 분 사이에 조용히 떠있는 ‘새글 N개’를 발견한다. 한 자리 수가 뜨기도 하고, 가끔은 놀랍게도 두 자리 수가 뜨기도 한다. 무서운 속도로 새 글이 올라온다. 나의 글도 수많은 글 중에 하나가 되어 순식간에 아래로 사라진다. 그러니 굳이 내 글을 읽고, 구독까지 눌러주신 분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글 잘 쓰는 사람이 참 많구나.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참 많다. 더 놀랐던 것은 그 못지않게 이미 작가인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글을 쓰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무언가를 글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치유받는 사람들, 글을 쓰면서 숨을 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걸 느꼈다. 정말 좋은 글을 발견할 때에는 남몰래 보석을 발견한 듯 기분도 즐거워진다.
많은 조회수가 무조건 좋은 글이라는 증거는 아니다.
시작한 지 며칠도 안 돼서, 어떤 글의 조회수가 폭발한 적이 있다. 정성 들여 썼는데 아무도 안 읽어준다고 우울해했던 바로 다음날이었다. 기준이나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거보다 더 잘 썼다고 생각하고 라이킷도 더 많은 글은 조회수가 잔잔한데. 그래도 어쨌든 조회수가 천을 넘어가니까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봐준다는 기쁨이 느껴졌다. 그런데 그건 며칠뿐. 이내 한 달간 브런치에 적응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조회수의 많고 적음과 글의 좋고 나쁨은 별개구나.
물론, 조회수가 많은 글 중엔 좋은 글도 정말많다. 그런데 몇몇글들을 보면 많이 조회되는 것과 라이킷이나 구독으로 이어지는 것은 또 다른 일인 것 같다. 그러니까 당장의 조회수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는생각과 그래도 제목을 최대한 유혹적으로 쓰자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이 모순...
다음은 브런치 한 달간 내게 일어난 변화다.
글쓰기가 생활화된다.
잠깐 머릿속에 글감이 스치면 무조건 브런치 앱을 켜서 글쓰기를 누르고 간단히 메모한 뒤에 저장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니까 확실히 이전보다 글감이나 생각들이 사라지지 않고 차곡차곡 쌓인다. 그렇게 작가의 서랍에 담긴 글감들을 보고 있자면, 그것들이 어서 나를 한 편의 글로 만들어달라고 내게 말하는 것 같아서 또 글을 쓰게 된다.
내가 쓴 글처럼 살아가려고 노력하게 된다.
글을 하나둘 쓸수록, 내가 쓰는 글이 나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과 동시에, 내가 쓰는 글이 나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브런치에 글을 쓰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가 되기 때문에 노트에 적은 글들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내가 쓴 글들앞에서 당당하게 살아가려면, 내가 쓴 글이 단순히 글자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생명력을 갖게 되려면, 글의 내용을 끊임없이 내 삶으로 이어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드는 것이다.예를 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