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더 좋은 집을 짓기 위해 우리가 살던 집을 부수었습니다.
어느 도시에나 있는 그런 평범한 동네..
숲 속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은 원래는 조금 낡고 조금 좁은 골목들이 여기저기 이어져 있던 그런 마을에서 살았다. 추위를 피해 숨을 곳도 많고 그럭저럭 먹을 것도 찾을 수 있는 그런 곳이었고 사람들도 길고양이들을 좋아하진 않아도 숨을 곳이 많으니 크게 거리낄 것도 없었다.
이 동네 아이들의 특징은 다리가 짧은 편에 얼굴이 널찍한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다른 동네 길고양이들에 비해 사람을 조금 더 잘 따르는 아이들이었다.
종종 통통한 길고양이를 보면 사람들은 잘 먹어서 그럴 거라고 오해를 하곤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고양이에게는 맞지 않는 짜고 자극적이거나 상한 음식을 먹고 살이 찐 게 아니라 간이 좋지 않아 부어서 통통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며 실제 아픈 아이를 개복 수술하였을 때 낙엽이나 비닐과 같은 쓰레기들이 뱃속 가득 들어있는 경우도 있었다.
2007년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된 이 동네는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떠나기 시작하고 집들은 하나씩 하나씩 차례대로 부수어졌다. 사람들이 떠나고 부서진 집들만 가득한 철거촌.. 철거를 위해 중장비만이 시끄러운 굉음을 낸다. 음식물쓰레기 조차 없는 그곳에는 그래도 집을 떠나지 못한 길 고양이들은 배고픔과 싸우다 굶어 죽거나 부서져 내리는 집안 어딘가에 깔려 죽기도 했다.
모든 사람이 떠나고 모든 집이 부서진 후 아무것도 남지 않은 철거촌.. 남은 길고양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살 곳을 찾아 살던 동네를 떠났다.
하지만 옆동네에도 원래 살던 길 고양이들이 자리를 잡고 살고 있었으며 그 구역을 침범하기도 쉽지 않았다.
주위에 그나마 길고양이들이 자리잡지 않은 곳은 산속 숲과 근처 대학교.
일부는 목숨을 걸고 다른 고양이들의 구역에 자리를 잡고 일부는 근처 대학교 캠퍼스에 자리를 잡았으며 일부는 산속 숲에 자리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 숲 아래 동네의 길고양이들의 외모와 철거촌을 떠나온 아이들의 외모는 확실히 차이를 보인다. 숲 아래 동네 고양이들은 왜소하고 날렵한 몸매를 가진 반면 철거촌을 떠나 숲에 자리를 잡은 아이들은 통통하고 짧은 다리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사람들이 기억하던 숲의 모습엔 원래 고양이가 없었고 한때 평화의 상징이라며 많은 비둘기가 사육되던 그런 곳이었다. 평일에는 근처 학교에서 소풍이나 그림대회를 하러 아이들이 몰려오고 주말엔 조그만 놀이기구도 있어서 가족 나들이도 나오는 그런 곳이었다. 사람들이 비둘기가 세균이 많다며 모두 쫓아내고 난 뒤 2008년 경부터 갈 곳을 잃고 떠돌던 아이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숲은.. 길고양이가 살기에 마땅한 곳이 아니다. 추위와 바람을 피해 숨어 쉴 수 있는 곳이 부족하고 먹을 것을 얻을 수 있는 쓰레기통조차도 없으며 개울가 몇 곳 외엔 물을 얻을 곳도 마땅치 않다.
새들은 나무 높은 곳에서 날아다녔으며 이미 공원으로 개발된 숲은 야생동물도 적었으며 그나마 먹을 것을 얻을 수 있던 매점도 철거되어 사라졌다.
사실 그래도 매점들이 있을 때는 사람들이 먹던 어묵을 주거나 과자를 주기도 했고 매점 주인아주머니들 중엔 아이들을 챙겨주는 분도 계셨다. 하지만 매점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거나하게 취한 몇몇 사람들은 담배를 피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소란을 일으켰고 아무 곳에서나 소변을 보기도 하는 등 숲을 찾은 다른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매점은 그래도 아이들의 입장에선 고마운 곳이었다. 음식이라곤 소풍 온 아이들이 싸오는 도시락이 전부인 숲에서 매점은 그래도 음식쓰레기도 나오고 매점에서 먹을 것을 사 먹는 사람들에게 이쁘게 보이면 운 좋게 어묵 한 조각 삶은 달걀 조금이라도 얻어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 매점이 철거되기로 하면서 몇십 개나 되던 매점을 운영하던 사람들도 생계수단을 잃었지만 고양이들도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는 음식이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매점 철거가 결정되고 매점들이 사라지고 난 뒤 아이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
갑자기 먹을 것은 부족해졌지만 그 시기 숲의 고양이들의 수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숲을 찾는 사람들은 숲에 아이들이 많다면서 숲을 망치고 있다고 아이들을 더 미워하였고. 음식에 약을 놓아 아이들을 죽이거나 돌을 던지는 등 맹목적인 미움으로 아이들은 아파하고 목숨을 잃었다.
다큐멘터리 - "고양이의 숲" 공식 미디어 채널 [카카오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