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by 수담

미소


미소는 언제 지어지는 걸까

좋은 일이 있고 난 후가 아니라

좋은 일이 보이는 순간

이미 미소는 시작된다


젓가락을 들기도 전에

먹어보기도 전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그 하얀 것을 보는 것만으로


스님의 미소(僞笑)

그렇게 피어오른다


《 작가의 말 》


미소는 결과가 아니라 기대에서 온다.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나고 난 후가 아니라,

그것을 마주하는 순간 이미 시작된다.


젓가락을 들기도 전에, 한 입 먹어보기도 전에.

뜨거운 국물 위로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몸이 먼저 반응하고, 얼굴이 먼저 기억한다.


절에서는 국수를 "승소(僧笑)", 스님의 미소라고 부른다.

국수를 좋아하는 스님들이 국수를 보기만 해도 저절로 미소를 짓기 때문이다.


가장 진심인 미소는 아직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을 때 나온다.

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순간, 기대만으로도 행복한 순간.

김이 피어오르듯, 스님의 미소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피어오른다.




시집《 시선 》...


"행인들이 무신경하게 못 보고 지나치는 순간, 세계는 참을성 많은 관찰자에게 그 놀라운 모습을 드러낸다" - 칼 폰 프리시


매일 지나치던 나무, 손때 묻은 찻잔, 기다림의 무게.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시선을 바꾸면 일상이 다르게 보입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질문에 예상 밖의 답을 건네는 시들.

시집 '시선'은 듣자마자 동의가 되는 작지만 강한 깨달음을 담았습니다.


이 시집은 새로운 풍경을 찾아 떠나지 않습니다.

늘 거기 있었지만 우리가 시선을 주지 않았던 것들,

그 평범한 순간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연습입니다.


짧지만 강렬하게, 따뜻하지만 명료하게,

듣자마자 '맞다'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시들.

일상을 살아내는 모든 이들에게 시인의 시선을 선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