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엔딩
꽃이 피어 있는 동안
아무도 올려다보지 않았다
바람이 불어
첫 잎이 떨어지던 날
그제야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췄다
지는 것을 보러 온 것인지
지는 것을 붙잡으러 온 것인지
벚꽃은
떠나기 시작할 때
처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꽃이다
《 작가의 말 》
이 시는 한 가지 질문에서 출발했다.
사람들은 왜 벚꽃이 질 때 올려다볼까.
피어 있는 동안에는 그냥 지나친다.
아파트 단지 벚나무도, 출근길 가로수 벚나무도, 만개한 채 가만히 있는 동안에는 풍경의 일부일 뿐이다. 그런데 바람이 불어 꽃잎이 날리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걸음을 멈춘다. 손을 뻗기도 한다. 사진을 찍는다.
이것이 몸이 알고 있는 진실이다.
우리는 사라지기 시작하는 것을 가장 선명하게 본다.
노래 '벚꽃 엔딩'도 같은 역설을 품고 있다.
제목에 '엔딩(Ending)'을 달고서 봄이 시작될 때마다 다시 살아난다.
끝이라는 이름을 가진 노래가 봄의 신호가 된 것.
마지막 행 "떠나기 시작할 때 처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꽃이다"는 벚꽃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소중히 여기게 되는 순간이 언제인지를 함께 묻는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