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간 방정식

by 수담
"당신이 장미에게 시간을 들인 만큼, 장미는 소중해진다." —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처음 본 순간, 너는 예뻤다.
하지만 아직 소중하지는 않았다.


예쁜 사람은 많으니까.
특별한 사람도 많으니까.


그런데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네가 좋아하는 음악을 알게 됐다.
네가 싫어하는 음식도 알게 됐다.


조금 소중해졌다.


밤늦게까지 전화를 했다.
네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었다.
네 꿈도 알게 됐고, 두려움도 알게 됐다.


더 소중해졌다.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함께 뛰었다.
너는 웃었고 나도 웃었다.
그날 밤 나는 깨달았다.


아, 이 사람 없이는 못 살겠구나.




생텍쥐페리는 옳았다.


시간을 들인 만큼
사람은 소중해진다고.


하지만 나는 알았다.
그 시간이 단순히 흘러가는 게 아니라는 걸.


쌓이는 것이라는 걸.




너와 나눈 대화 하나하나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너를 위해 끓인 차 한 잔이
지금의 마음을 만들었다.


너의 걱정을 들어준 그 밤이
지금의 사랑을 만들었다.


처음 손 잡았던 3초
함께 영화 보며 운 2시간
아무 말 없이 네 어깨에 기댔던 20분


그 모든 시간이

복리로 쌓였다.


첫날의 미소가
오늘의 그리움이 되고


오늘의 손길이
내일의 영원이 된다.




사람들은 묻는다.


"얼마나 오래 만났어요?"
"몇 년 됐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기간이 아니다.


1년을 만나도
스쳐 지나가듯 만나면
여전히 남이고


한 달을 만나도
진심으로 시간을 나누면
평생이 된다.




너에게 쏟은 모든 시간이
지금 내 안에서
사랑으로 자라나고 있다.


네가 좋아하는 노래를 찾아들었던 시간
네가 힘들 때 곁에 있어주었던 시간
네 얼굴을 그리며 잠들었던 시간


그 시간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모두 여기, 내 안에 있다.


그래서 나는 안다.


사랑은 시간의 선물이라는 것을.


네게 준 시간이
결국 나를 더 풍요롭게 만들고


네게 받은 시간이

나를 더 온전하게 만든다는 것을.




장미는 시간을 받는 만큼 소중해진다.


나는 너에게 시간을 주는 만큼

더 깊이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깨닫는다.


가장 아름다운 투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라는 것을.


왜냐하면 그 시간만이
영원히 내 것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