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우연한 법칙

by 수담
"사랑은 언제나 돌연히 온다." — 기 드 모파상


그날은 평범한 화요일이었다.


아침 7시 알람이 울렸고
평소처럼 커피를 마셨고
평소처럼 지하철을 탔다.


사랑이 올 거라는 예감 같은 건
전혀 없었다.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했다.


그냥 평범한 아메리카노.
언제나처럼.


그런데


옆에서 누군가 "아이스 바닐라 라떼요"라고 말했다.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뭔가 달라졌다.


설명할 수 없었다.


왜 그 목소리가 특별했는지
왜 고개를 돌렸는지
왜 심장이 빨리 뛰었는지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묻는다.


"어떻게 만났어요?"
"언제부터 좋아했어요?"
"어떻게 알았어요?"


나는 대답한다.


"그냥... 갑자기요."


그들은 웃는다.
그런 게 어디 있냐고.


하지만 나는 안다.


사랑은 정말 돌연히 온다는 것을.




준비할 수도 없고
예측할 수도 없고
계획할 수도 없다.


어느 날 갑자기
어느 순간 갑자기

이유도 모르게 갑자기


사랑이 온다.




내가 가장 예쁘게 차려입은 날도 아니었고
내가 가장 준비된 순간도 아니었고
내가 사랑을 찾고 있던 때도 아니었다.


그냥
평범한 화요일
평범한 카페에서
평범한 커피를 주문하던 중


사랑이 왔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을 찾으려 애쓴다.


소개팅 앱을 깔고

미팅에 나가고
"이번엔 잘 될까?" 기대하며


하지만 사랑은
찾는다고 찾아지지 않는다.


마치 잠처럼
억지로 자려고 하면 잠이 안 오듯


사랑도
억지로 만들 수 없다.




사랑은
우연히
불쑥
예고 없이


온다.


지하철에서
마주친 눈빛으로


서점에서
같은 책을 집으며


비 오는 날
우산을 나눠 쓰며


혹은
카페에서
"아이스 바닐라 라떼요"라는
목소리로




모파상은 옳았다.

사랑은 언제나 돌연히 온다고.


계획표에 없던 사람이
갑자기 인생의 전부가 되고


예상하지 못한 순간이
평생 기억될 순간이 되고


아무것도 아닌 듯했던 하루가
모든 것이 시작된 날이 된다.




그래서 나는 안다.


사랑을 계획할 수 없다는 것을.


언제 올지
어디서 올지
어떻게 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저
마음의 문을 열어두고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느 날
돌연히
사랑이 온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아직
그 사람을 만나기 전


아직
사랑이 오기 전


하지만 곧
아주 곧


돌연히
사랑이 올 것이다.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사랑은
당신이 준비되었을 때가 아니라
사랑이 준비되었을 때 옵니다.


그리고 그때가
바로 지금일 수도 있습니다.


돌연히.
예고 없이.
아름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