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곳을 보는 두 사람

by 수담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마주 보는 게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다." — 생텍쥐페리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서로를 마주 봤다.


네 눈을 보고
네 미소를 보고
네 얼굴을 봤다.


그게 사랑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계속 서로만 보고 있으면
세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진짜 사랑은


서로 마주 보는 게 아니라
나란히 서서
같은 곳을 보는 것이었다.




"우리 5년 후에 뭐 하고 있을까?"


네가 물었다.


우리는
창밖을 보며
미래를 그렸다.


작은 집
아침 햇살
함께 마시는 커피


같은 꿈을 그리고 있었다.




어떤 커플들은
서로만 본다.


"너는 왜 이래?"
"너는 왜 저래?"


서로의 단점만 보이고
서로의 차이만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앞을 본다.


"우리 이거 해볼까?"
"우리 저기 가볼까?"


우리의 눈은
같은 방향을 향한다.




함께 영화를 볼 때


나는 네 얼굴을 보지 않는다.
너도 내 얼굴을 보지 않는다.


우리는
같은 화면을 본다.


그리고
같은 장면에서 웃고
같은 장면에서 운다.





함께 산책할 때


나는 네 손을 잡지만
너를 보지 않는다.


우리는
앞을 본다.


노을을
저 멀리 보이는 산을
우리가 걸어갈 길을


함께 본다.




생텍쥐페리는 옳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마주 보는 게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연인이 아니라
동반자가 되는 것.


네가 가는 길에
내가 함께 가는 것.


내가 꿈꾸는 미래에
네가 함께 있는 것.




"힘들 때 어떡해?"


네가 물었다.


"함께 이겨내지 뭐."


나는 대답했다.


서로 마주 보고
"네 잘못이야" 싸우는 게 아니라


나란히 서서
"우리 함께 해결하자" 말하는 것.




두 사람이
서로만 보면


세상은 좁아진다.


두 사람의 공간
두 사람의 시간
두 사람의 세계


거기서 끝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같은 곳을 보면


세상은 넓어진다.


우리의 꿈
우리의 미래
우리의 모험


무한해진다.




"저기 봐, 별똥별!"


네가 소리쳤다.


우리는
같은 하늘을 보며
같은 별똥별을 봤다.


그리고
같은 소원을 빌었다.


"우리 계속 함께 하자."




이게
진짜 사랑이다.


네 눈만 보는 게 아니라
네가 보는 세상을 함께 보는 것.


네 얼굴만 아는 게 아니라
네 꿈을 함께 꾸는 것.


그래서


우리는
연인이면서 동시에
친구이고
동료이고
동반자다.





손을 잡고
같은 방향을 보며

같은 길을 걷는다.


가끔
고개를 돌려
네 얼굴을 보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앞을 본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미래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를 봐줘"가 아니라
"함께 보자"다.


"나만 있으면 돼"가 아니라

"함께 꿈꾸자"다.


"너만 보고 싶어"가 아니라
"함께 걷고 싶어"다.




그래서 우리는
강하다.


서로만 보는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 지치지만


같은 곳을 보는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해지니까.





오늘도


우리는 나란히 앉아
창밖을 본다.


네 손을 잡고
같은 하늘을 보며
같은 미래를 그린다.


그리고 안다.


우리는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그것만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