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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달 Apr 11. 2022

보고서 답 내리고 쓰기: 가설사고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몇 번의 순환보직으로 '그거 해 봤는데'를 자연스럽게 구사할 때쯤, 수달은 갑작스레 떨어진 기획 현안도 침착하게 대응(이라 쓰고 '가슴 철렁 하진 않는다'라고 읽음) 할 수 있게 됐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배경(의도) 파악이다. 시험만 출제 의도를 파악해야 하는 게 아니다. 과제와 관련해서 내가 모르는 다이내믹스가 있었고, 어떤 이유로 과제가 돌고 돌다 내게 주어졌을 땐 더욱 그러하다. 업무 그 자체보다 업무 외적 동향 파악이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어차피 우승은 송민호' 정신

'아 그래서 이렇게 된 거군' 정도의 동향 파악이 끝나면 관련 자료를 구하고, 필요하면 자문을 얻는다. 그 과정에서 장점적 결론을 내린다. 출제 의도를 파악하는 과정은 업무 외적인 데 초점을 맞추지만 그 과정에서 대강의 결과도 윤곽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잠정적 결론을 내린다'가 중요하다. 답을 찾기 위해 쓰는 보고서에 답을 먼저 내려놓고 시작하라는 말이 일견 모순 같지만 실제 보고서를 쓸 때 어떤 방향성도 없이 작성해선 안된다. 직면한 문제에 대한 사고 과정 속에서 일정한 방향성을 설정하고 보고서를 메꿔 나가는 태도가 필요한 법이다.


자료가 충분하지 않거나 분석이 진행되지 않은 단계에서도 나름의 해답을 생각해 두며 보고서를 쓸 필요가 있다. 다만 출제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문제를 여러 번 읽는 식으로 충분히 가능성 높은 가설을 세우는 게 빠져선 안된다. (그냥 쓰면 미친놈이지 뭐)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무턱대고 문서 창부터 열 게 아니라 '뭘 원하는 거지'라는 출제의도를 파악하며 어느 정도 가능성 높은 답을 세워 놓고 시작하는 것이다. '이게 답일 것 같다' 정도의 느낌이 필요하다.


장점은?

의사결정이 빠르다. 지나치게 넘쳐나는 정보 때문에 의사결정이 늦어질 때가 많다. 정보의 홍수를 헤맬 것이 아니라 큰 줄기를 잡게 해 준다. 당연하게도 이 방식은 언제나 오답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 그렇지만 99%까지 검토를 진행했더니 잠정적인 결론이 틀리더라 라는 일은 거의 없다. 애초에 가설이 잘못됐다면 보고서 작성(검증 단계) 중에 그를 뒷받침해주는 자료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쉽게 다른 가설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 배경(출제자 의도) 파악이 끝나면 신속하게 시작하고, 설사 틀린 답일지라도 빨리 선회할 수 있다. 사무직이라면 이미 시작된 업무를 선회하는 기회비용이 낮다는 게 엄청난 장점임을 알 것이다. (뭔가 잘못됐지만 돌아갈 수 없을 때가 많...) 선택 가능한 가설 중 답이 아닌 하나를 알게 됐을 때 다른 선지로 빠른 선회가 가능하다는 건 오답의 가능성을 전제하고도 우월 전략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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