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수달 Jul 20. 2022

보고서 주어 생각하며 쓰기

보고서 작성과 주어의 관계

보고자의 덕목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목적'이다. 어떤 목적이냐에 따라 내용도 톤도 편집도 갈리기 때문. 그런데 그렇게  글을 누군가에게 '보고(reportng)' 해야 한다는 실무적 설정(이라 쓰고 '숙명'이라 읽음) 추가하면 하나  신경써야   있다. 보고서는 그닥 나쁘지 않게 썼는데 보고만 하면 말이 꼬이고 논리가 막힐때가 많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주어'다.

대개 보고서는 주어를 생략한다. 그러다보니 이곳저곳 자료를 참고하여 자료를 만들거나 상사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는 과정에서 내용별로 다른 주어로 쓰여야 할 내용이 뒤섞이거나, 주어 자체가 모호해지는 경우가 많다.


'A위원회 구성 관련 위원 추천서 발송'

이 한줄의 글만 보면 '우리'가 추천서를 발송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B부서로부터 위원 후보 추천해주기를 요청받은 사안이라면,

'A위원회 구성 관련 위원 추천서 접수'라고 쓰는게 보다 정확하다.


보고를 하는자와 보고를 받는 자 간에 맥락(context)을 공유하는 기본 전제가 있어서 예시처럼 정반대 오해를 살 일은 드물겠지만, '그러니까 이거 우리가 요쳥을 받았다는 거지?'라는 상관의 확인에 흠칫하지 않도록 주어를 명확하게 염두에 두며 보고서를 작성하는게 좋다.


당황스러운 피드백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

또 내용별로 주어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채 보고하다보면 '그래서 뭘 어쩌라고'라는 당황스러운 피드백을 들을때가 있다.(ㅠㅠ) 상관 입장에서는 담당자로 부터  '했다', '해야 한다'는 말만 듣는 셈이다. '내가 뭘 해야 하고, 넌 뭘해야 하고, 우리는 뭘 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야 상관은 (일단) 안심한다. 글 작성 핵심인 목적에 따라 주어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그에 맞는 표현으로 보고서를 써야, 다른 주어에 해당하는 내용은 정확하게 기재하거나 보고 시 우왕좌왕하지 않는다.


보고서를 쓸때 주어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를 맨처음 구상하는게 도움이 된다. 기관의 입장인지 아니면 보고서를 쓰는 당사자의 입장인지 분명하게 설정하고 보고서를 쓰면 일관된 논리의 보고서를 쓸 수 있다.


마찬가지로 주어에 따라 같은 내용을 다른 톤과 늬앙스로 표현해야 한다. 작성자 본인의 입장에서 쓸때도 있지만 다른 사람 또는 기관의 입장에서 써야 할 때가 있다. 대표적인 경우는 말씀자료(말씀 참고자료 포함)다. 내가 쓰지만 다른 사람이 그 자료로 발표를 하거나 토론에 참고를 하거나 할떄는 담당자 입장을 넘어 활용자를 주어로 작성해야 한다.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에 대한 기관 입장을 표명하거나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경우에도 담당자의 입장을 넘어서 작성해야 그에 맞는 톤과 늬앙스를 담을 수 있다. 같은 내용도 담당자 입장과 기관의 입장에 따라 전혀 다른 워딩과 논리로 전개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기관 입장의 글을 쓸때는 지나치게 구체적인 논리나 내용에 힘주기보다 큰 맥락의 짚어주는 접근이 좋다. 특히 회사 외부를 대상으로 하는 보도자료를 작성할 때는 세세한 과정보다는 굵직한 결과를 강조하는게 좋다. 많은 담당자들이 간과하는 부분 중 하나다. 주어를 담당자 자신에게 둘 수록 결과보다는 과정을 강조하게 되는데, 보도자료 처럼 홍보가 중요한 글은 해당 사업이 어떻게 런칭됐는지의 과정보다는 앞으로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를 다양한 예시나 사례를 들어서 설명하는게 더 효과적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