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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빛구슬 Oct 17. 2019

브런치가 나의 하루를 꽃 피웠습니다.

브런치에 기쁨과 감사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드러냄 속에는 자랑하고픈 마음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남에게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은 알리고픈, 자랑하고픈 무언가가 있다는 의미인 것이지요.

가끔 자신이 가장 힘들 때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 역시 자신을 드러냄으로써 자신은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자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절대적 좌절 상태에서는 가슴이 낮은 울림으로 끊임없이 방망이질 치고 있어 숨조차 쉬어지지 않기에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여력조차 가질 수 없으니까요.


오늘 저는 제 자신을 드러내는 일을 하려 합니다. 앞의 언급으로 짐작하셨겠지만 이 말속에는 저에게도 뭔가 자랑할 거리가 생겼다는 걸 의미하는 말이겠지요?


저는 4월 말에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이웃이나 서로 이웃의 개념도 몰라 10명도 안 되는 이웃수를 거의 2달 동안 유지하면서 어쭙잖은 글만 몇 편 올리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자유의지님의 디노블 강의를 듣게 되었고 저는 블로그의 신세계에 눈을 뜨게 됩니다.

디노블 강의 후 저는 제 자신을 믿게 되었고, 제가 꿈꾸는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의지도 갖게 되었습니다. 막연히 '무엇을 하고 싶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위해 한 걸음씩 발을 떼는 실천을 하게 되었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이런 변화 속에서도 결핍은 보였고, 앞으로 거침없이 진격하는 사람들을 보며 조바심도 느꼈습니다.

10명도 안 되는 이웃이 1000에 가까워졌다는 건 저의 입장에선 괄목상대한 발전이었지만 6개월 만에 3000이 넘었다는 사람 앞에서는 초라해지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큰 욕심으로 시작한 블로그가 아니었기에  그런 일은 저에게 그리 큰 타격은 아니었습니다.


디노블 강의 후 많은 이웃과 소통하며 인연의 끈을 놓지 않았던 저는 해피스완님의 '해블행추2기'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때 해피스완님은 제게 블로그를 왜 하느냐고 물으셨고 저는 제 목표를 말씀드렸죠. 그러면서 5년 안에는 그 꿈을 이루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해피스완님께선 꿈을 이루는 일을 왜 미루냐며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으라고 말씀하셨어요.


며칠을 고민한 저는 마침내 결심을 했습니다.

아무 지원군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먼 옛날 마라톤 평원에서 페르시아 대군과 맞섰던 아테네 병사의 절박한 심정이 되어보자고.


그렇게 시작한 것이 브런치였습니다. 단지 순수하게 글만 쓰고 싶다는 심정 하나로.


사실 블로그를 시작한 데는 내 학원을 알리고픈 사심이 녹아 있었기에 그런 글을 배제할 수 있는 브런치는 순수한 내 글을 쓸 수 있다 믿었습니다.


지금 제 브런치는 구독자가 10명도 안 되는 제 초기 블로그와 같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블로그 시작과는 다른 변화가 브런치에서는 일어나고 있습니다. 6개월 동안 블로그 총 조회 수가 1만도 안 되는데, 1개월도 안 된 브런치의 조회 수가 그 수에 임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니, 그 수는 곧 추월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는 제 글이 브런치 메인에 뜨더니 조회 수 4000이라는 숫자를 알려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조회 수 5000을 알리는 메시지까지 왔습니다.      

저는 브런치 은둔자로 남고자 했습니다. 블로그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어디 브런치에까지 발을 뻗어 가랑이가 찢어지게 하느냐는 비난 아닌 비난이 두려웠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름도 바꾸고 글도 블로그에 쓰지 않은 나만의 일상을 위주로 쓰기 시작했고요.


그런데 브런치의  저 조회 수가 은둔자로 남고자 한 저를 이렇게 세상 밖으로 끌어내고 말았습니다.


5000이라는 수는 어느 봄날의 꿈처럼 소리 없이 사라질 허상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 번의 경험이면 충분합니다.


그 한 번의 경험은 다시 힘을 내서 글을 쓸 수 있는 충분한 원동력이 되어줄 것입니다.


어제 브런치 이웃분께서 초보에겐 기뻐할 일이 많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 말이 참으로 공감 가는 하루입니다. 브런치 초보는 조회 수 하나에도 이렇게 기뻐하고 있으니까요.


몇 천의 구독자에 몇 만의 조회 수를 가진 인기 작가에겐 이 정도의 수는 곁눈질로 흘려버릴 의미 없는 수일지 모르지만, 초보인 저는 하루를 꽃 피울 수 있는 고마운 숫자가 되었습니다.


나의 하루를 행복으로 채워 준 브런치에 두 손을 정성껏 모아 하트를 빵빵하게 날립니다.

모니터는 제 하트를 받았는데 브런치팀은 받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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