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에 관한 글

다시 성실히 적어보자

by 운동하는 훈장님

통 글을 쓰지 않아 브런치에서 알림이 온다. 글쓰기는 근육과 같으니 꾸준히 써야 한다는 말. 내가 회원님들께 운동에 대해서 하는 말인데 누군가에게 글에 대한 조언으로 받으니 새롭다. 알림을 받았다고 해서 글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달리기를 해야 하니까, 자격증 시험을 준비해야 하니까, 수업 준비를 더 열심히 해야 하니까, 요즘 독서량이 받쳐주지 않으니까.' 다양한 핑계를 대며 글을 미뤄왔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내가 글을 쓰지 않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나만 힘들다는 것을. 내 생각과 감정을 토해낼 창구가 필요하고 그것이 내겐 글쓰기라는 사실을.


이때 한줄기 빛처럼 기다리던 소식이 찾아왔다. 바로 아쳅토 삶예글방 소식이다. 아쳅토 책방지기 나은 님과 아쳅토 북살롱에 참여할 때부터 이야기했던 글쓰기 모임이 드디어 시작된 것이다. 12주 동안 글을 쓰고 서로 평을 주고받는 그런 시간이 될 것이라는 것을 공지를 보고 알 수 있었다. 원래부터도 참여하려고 했던 프로젝트. 하지만 지금의 내게 더 제격이 된 삶예글방을 신청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매일 글을 쓰던 습관이 있던 나, 하지만 지금은 펜과 노트북을 놓고 있는 나에게 좋은 원동력이 되어줄 거라 믿는다.


신청 완료. 그리고 찾아오는 약간의 두려움. 핑곗거리를 찾으며 글을 쓰지 않은 것도 있지만 떠오르는 글감이 없던 것도 한몫을 했기에 '12주.. 쓸게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신청한 나에게 필요한 말은 '이봐 해봤어?'인 것 같다. 두려워하지 말고 쓰자고 이내 다짐한다. 그럼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글감 휘갈겨 놓기. 어지럽지만 내가 지금 쓸 수 있는 글의 주제를 흩뿌려놓도록 하자. 12주 간 잘 주워 담아서 적어볼 수 있도록 말이다.


내 글감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내용은 바로 '운동'이 될 것이다. 운동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1번은 내가 하는 운동에 대한 이야기. 2번은 회원님들께 운동 지도를 하면서 생긴 일. 두 가지가 겹치는 지점이 생기겠지만 일단 두 가지로 나눠 놓자. 1번은 지금 현재 크게 나눌 수 있는 것은 4가지 정도 될 것 같다. 준비와 마무리 운동에 대한 이야기, 달리기 이야기, 웨이트 트레이닝 이야기, 그리고 케틀벨 이야기. 신경 쓰고 있는 부분들, 경험하면서 느껴지는 부분들을 운동하는 이의 관점과 더불어 6년 차 트레이너의 관점으로 풀어낼 수 있을 것 같다. 4가지 주제를 서로 엮어볼 수도 있고 말이다. 2번은 회원님들께 드리고 싶은 운동에 관한 말말말, 통증이나 움직임 이슈 등에 대한 생각, 회원님들과 나눈 이야기, 프로그램을 설정할 때의 생각 등이 있겠다. 이렇게 적고 나니 운동에 관한 주제로 만도 이미 쓸게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특히 2번은 글감이 끊임없이 생성될 수 있는데 왜 나는 그동안 쓰기를 멈추었나 부끄럽다.


운동을 제외한 파트로는 차오르는 고민에 대한 정리나 독서에 대한 이야기, 30대의 초입에 들어선 청년으로서의 정수연에 대한 이야기 등을 적어보고 싶다. 일에 대한 고민, 관계에 대한 고민을 적어보기도 하고,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긴 글로도 다시 작성해 보자고 이 기회에 한 번 마음을 먹어본다. 요즘 한강 작가의 책을 읽고, 어제 계엄령을 보며 세상에 외면하고 바라보지 않은 부분에 대한 부끄러움을 솔직하게 적는 글들도 내 글쓰기의 한 부분을 차지했으면 한다.


이 정도 흩뿌려 놨으면 꽤 괜찮은 것 같다. '12주 간 12편의 글은 쓸 수 있겠구나..!'라는 확신이 생긴다. 이제 필요한 것은 '행'하는 것. 글을 쓰자. 내일부터 다시 성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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