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다 갑갑하다 하지만 가만히 있어선 안된다.
지도자로서 회원님들의 운동을 바라보는 것은 생각보다 참 어렵다. 안전해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 자세를 신경 써야 한다고 말한다. 몸에 있는 작은 근육 하나하나를 잘 써야 한다고 말한다. 이와 동시에 과부하를 줘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몸은 역치를 넘어서고 그로부터 자극을 받고 그것을 회복한 이후 성장한다고 말한다. 가끔은 자세가 깨지더라도 무거운 부하를 견뎌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약간은 역설적으로 비칠 수 있는 두 부분. 운동을 통해 안정과 도전 사이의 줄다리기를 하는 와중 우리는 종종 통증과 부상이라는 것을 마주하게 된다. 선수, 일반인 할 것 없이 마주하는 문제이다. 트레이너이기 이전에 운동을 하는 사람인 나도 그렇다. 지금 달리기를 하면서 골반, 무릎, 발목 등 여러 부위에 통증을 경험한다. 파워리프팅을 심도 있게 해 볼 땐 고관절 통증으로 오래 고생해 본 경험도 있다. 크로스핏을 잠깐 배울 땐 손목이 불편해본 경험이 있다. 이면엔 다른 경험도 존재한다. 이런 통증을 피하고자 느리게만 달리고, 가벼운 무게만 들고, 내 역치 이하 수준으로 운동을 마친 경험이 있다. 그렇게 운동과 잠시 멀어지고 내 체력이, 내 몸이 내려앉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회원님들께서도 안정과 도전 사이의 줄다리기를 하는 와중 통증, 경미한 부상을 경험하게 된다. '쌤 오른쪽 어깨가 아파요.' '운동할 때는 괜찮았는데 다음날 허리가 아프네요.' 복잡해서 "회원님 이건 무엇 때문이에요."라고 말할 수 없는 통증. 움직임 패턴, 운동 부하의 양, 일상생활, 스트레스, 감정적인 상황,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알지 못하던 신체 문제 등 다양한 요인이 있기에 참 어렵게 다가온다.
심지어 나는 지금 그룹 운동을 지도하고 있기에 더 마음이 정말 답답하다. '운동 때 조금 더 세밀하게 봐드렸어야 했을까?' '어제 수업에서 너무 달리는 것만 강조했나?' '1대 1 수업이었다면 이러지 않았을 텐데..'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내가 아프더라도 회원님들은 아프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내 가슴이 더 아프다. 움직임 차원에서라도 개개인별로 관리 방법을 전달해 자기 자신을 지켜나갈 수 있게 도와야 하는데 시간적으로, 구조적으로 제한이 있어 그렇지 못한다는 것에 죄송하고 갑갑한 마음이 든다.
킵에서의 운동이, 부하를 싣는 재미를 느끼고 그것을 통해 성장의 길로 가야 할 웨이트 트레이닝이 혹여나 안 좋은 기억으로 남지는 않을까 두렵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약점을 발견할 수도 있게 도와주는 통증이라는 결과물에 너무 얽매이게 되시지는 않을지 걱정되기도 한다.
이렇게 감정으로만 마무리된다면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찾아온다. 그럼 난 킵의 그룹운동지도자로서, 그리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역치를 넘어서는 운동을 경험하는 운동을 통해 성장해야 함을 주장하는 소규모 그룹의 리더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모순처럼 보일 수 있지만 회원님들께 더 주체성을 강조해야 한다. 조금 더 자신의 몸에 스스로 집중해 보자고 말씀드려야 한다. 조금 더 운동 강도에 민감해지자고 말씀드려야 한다. 너무 쉽게 끝내서도 안되지만 너무 과하게 느껴지면 멈출 줄도 알아야 함을 알려드려야 한다. 통증에 대해서도 이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 지도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 워밍업의 여러 요소들이 회원님들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전달해봐야 한다. 무엇보다도 아파도 꾸준히 움직여야 비로소 괜찮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회원님들께 운동에 대한 책임을 넘겨드리는 대신 나는 더 막중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 내가 경험하고 공부한 운동 방법과 여러 대처 방법을 낯낯이 공개해야 한다. 많은 이들에게 통용될 수 있는, 내 경험상 가장 확률이 높은 어떤 것들을 전달해야 한다. 동시에 개개인 별로 특이적인 무언가를 함께 전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가슴이 아픈 것으로, 마음이 답답한 것으로 끝내선 안 된다. 회원님들께서 '나'의 주인이 되어 통증과 삶을 관리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것의 도구로 운동을 소개하고 자리 잡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