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연 트레이너의 그룹운동 이야기 1편
2025년 1월 2일
'2025년 첫 번째 목요일은 제가 좋아하는 스트렝스 수업입니다. 오늘 메인 운동은 스쿼트입니다....
자! 언제나처럼 워밍업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하늘 보고 누워주세요!'
18시 45분. 오후 웨이트 시간이 시작한다.
나는 6년 차 트레이너다.
망원에 위치한 <할만한 운동, 킵>을 통해 그룹 운동판에 뛰어든 지는 1년 반이 다 되어가고 있다.
그룹운동이 생소한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다. 해외에서는 '부티크 피트니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운동 장르. 우리나라에서는 그룹운동, 그룹 트레이닝보다는 상호명이 더 익숙하게 다가온다. '프사오(F45)' '버핏(팀버핏)' '슬릭(슬릭부스트)' 등을 대면 그래도 아는 사람들이 있다. 이 이름들 또한 어색한 사람들이 많다. '헬스장 GX야?' '크로스핏 말하는 거야?' 엄연히 이 둘도 그룹운동에 포함되겠지만 범주는 조금 더 넓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운동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는다.
"그룹운동이 뭐예요?" "너 그룹운동 지도한다던데 거기선 무슨 운동하는 거야?"
현재 피트니스는 역대급 불경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사업 다각화를 위해 그룹운동을 센터 프로그램에 추가하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샵인샵으로 들여오자니 가맹비가 부담이다. 자체 프로그램을 만들자니 경험이 없어서 고민이 많다고 한다. 1대 1 PT를 주로 하던 선생님들께는 어색하고 어려운 과제가 되기도 한다. 트레이너들, 지도자들 입장에서도 생소한 것이다. 물어볼 곳이 없으니 소통하는 나에게 질문한다.
"수연 선생님, 그룹운동 프로그램은 어떻게 짜요? 그룹운동 난이도 조절은요? 딜레마가 커요."
아직 나도 그룹운동과 친해지는 단계다. 시행착오와 함께 머리를 쥐어뜯고 실수에 아파하며 시간을 보낸다. 이제 좀 알았다 할 때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기분을 경험한다. 그럼에도 글로 정리해 답하고 싶었다. 그룹운동이 생소하지만 관심이 가는 사람들의 질문에. 그리고 그룹운동을 통해 사람들의 건강 길을 이끌어주고픈 사람들의 질문에. 여기에 지금 그룹운동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운동을 통해 얻어 갔으면 하는 바를 얹고 싶었다. 내가 그룹운동 지도자로서 그리고 한 명의 먼저 운동을 시작한 청년으로서 전하고 싶은 말을 담고 싶었다.
그룹운동의 시작에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 글을 통해 그룹운동에 더 친숙해졌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꾸준한 운동을 삶의 무기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그렇게 건강해졌으면 한다.
2024년 3월. 전 직장에서 퇴사했다. 꾸준히 '나 이제 백수예요~!'라고 이야기한 덕일까? 퇴사와 동시에 많은 곳에서 제안을 받았다. 추가로 내 사업장을 여는 것까지도 선택지에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무산되었다. 내 센터를 여는 것은 자금 문제로 보류하였다. 내가 너무 꿈만 좇은 탓일까? 돈이 없었다. 제안받는 곳들은 집과의 거리, 대표의 인성, 갑작스러운 계획 변경 등 가지각색의 이유로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끝까지 손 내밀어준 곳이 있었다. '수연샘이 다른 제안 검토한다고 하는데 과감하게 제가 잡겠다고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해요.'라는 남겨준 곳이다. 그렇게 내 마음을 크게 움직인 곳. 맞다. 지금 함께하고 있는 곳.
킵 KEEP이다. 그렇게 나는 킵의 일원이 되었다.
오픈을 앞두고 대표님과 여러 차례 미팅했다. 서로의 생각을 묻고 답했다. 대표님은 그룹운동을 하고 싶어 했다. 마침 나도 피트니스 산업 강의 등을 들으며 그룹운동 사업에 대해 관심이 있던 터라 솔깃했다. 전 센터에서 1대 1 수업의 수익적 한계를 마주하기도 했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던 것도 퇴사의 이유이기에 자연스레 동의하게 되었다.
이런 이유들과 더불어 나를 그룹운동으로 끌어들인 것은 대표님과 나의 트레이닝 시선이 겹쳐지는 지점이었다. 줄여 말하면 'Why Group training?'에 대한 대답이 비슷했다.
운동에 왕도는 없다. 굳이 꼽자면 '꾸준함'이다. 꾸준하게 하는 것, 그것이 운동과 운동하는 이를 빛나게 만든다. 퍼스널 트레이너로 일하면서 아쉬웠던 것은 이 '꾸준함'이다. 회원님들의 자립을 위해 트레이닝을 한다고 자부했지만 PT 세션들이 모두 종료되고 나면 생각보다 홀로서기에 용기를 내는 분들이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PT를 계속 받는다는 것은 재정적으로 부담되는 일이다. 트레이너인 나조차 꾸준히 50분이라는 시간, 회당 5만 원 이상을 내며 운동하라고 하면 꾸준히와는 거리가 먼 생각을 품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미팅을 하면서 좁혀진 생각. 꾸준함의 가장 큰 장벽은 '가격'이었다. 그래서 그룹 트레이닝, 그룹 운동이었다. 한 시간에 들어오는 인원을 늘려 한 사람이 지불하는 금액을 낮춘다. 그렇다면 꾸준히 운동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다음에 고민한 것은 'Why KEEP?'이다. 어떤 그룹운동센터를 만들 것이며, 꾸준한 운동을 위해 어떤 대안이 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성장과 변화를 경험하는 공간'이라는 슬로건 아래에서 전문적인 가이드(트레이너),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 적정한 거리감을 추구하기로 했다.
다른 그룹운동센터들을 경험하며 '트레이닝' '운동'에 더 집중한 센터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회원님들께서 다방면으로 성장할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함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운동 피드백을 제공하고 운동을 배울 수 있게 돕고 싶었다. 처음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운동 지도를 하고 싶었다. 상대적으로 내향적인 사람들도 적응할 수 있는 분위기의 센터가 되었으면 했다. 부담스럽게 다가가기보단 서로서로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그런 분위기 아래에서 운동이 이루어졌으면 했다.
이렇게 '꾸준한 운동을 통해 성장과 변화를 경험하는 그룹운동센터' "할만한 운동, 킵"이 망원동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정수연 트레이너에게 '그룹운동 코치'라는 명패가 주어졌다. 그룹운동의 문을 열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