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strawberry moon' 리뷰
아이유는 특별하다. 음원 파워나 인기, 가사의 섬세함 등을 떠나 음악적으로만 봤을 때도 해당되는 말이다. 아이유는 음원을 낼 때마다 새로운 장르를 들고온다. 발라드는 기본, 케이팝, 소울, 록, 뭄바톤, 레트로 댄스팝 등 굉장히 넓은 소화력을 보여준다. 때문에 아이유의 '밤편지'를 인상깊게 들은 이라면 그를 어쿠스틱한 감성의 뮤지션으로 기억할 것이고, '라일락'을 인상 깊게 들은 이라면 레트로한 시티팝 감성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아이유가 보여준 곡들을 전부 듣고, 선호하는 곡들을 추리기만 해도 자신이 어떤 장르의 노래를 좋아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이번 10월 15일에 공개한 싱글 [strawberry moon]은 변칙적인 곡이다. 장르의 일정한 문법을 따라 분위기를 만들기 보다, 아이유의 목소리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데, 프로듀싱 역시 아이유의 음색을 최대한 살리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환상', '무중력'이라는 곡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뻔하지 않게 전개하지 않는데 이 '뻔하지 않음'에서 아이유의 목소리를 그대로 살린 게 제 몫을 해낸다.
'strawberry moon'은 시티팝의 감수성을 담고 있지만, 시티팝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 발전된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레트로한 감성의 시티팝은 대개 가수의 목소리도 레트로하게 매만지는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인 예가 선미의 'When We Disco'다. 들어보면 다른 선미의 곡과는 달리, 톤에서도 레트로한 무드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strawberry moon'의 프로듀서는 아이유의 보컬을 그대로 가져가는 걸 선택했는데 이는 '무드'를 만들기 보다 '아이유'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어떠한 분위기를 주고 싶다, 기 보다는 아이유의 노래인데 이런 분위기면 좋을 것 같다는 정도. 무엇이 더 좋고 나쁘냐의 문제는 아니고, 중요도의 선후관계가 다른 셈이다.
곡을 계속 듣다보면 귀에 꽂히는 사운드가 있는데, 정체는 바로 스네어 사운드다. 스네어는 드럼의 한 종류로 쿵, 하고 울리는 소리가 아닌 짝, 하고 다소 날카롭고 가벼운 소리가 나는 게 특징이다. 때문에 발라드나 팝보다는 락이나 헤비메탈 같은 강렬한 사운드나 훵크나 재즈 같은 리듬감 있는 장르에 자주 쓰인다. strawberry moon에서는 다소 평범해질 수도 있었던 곡의 구성에 스네어 사운드가 가미되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사운드가 입혀져 간다.
곡의 내용보다는 곡 그 자체를 즐기면 되는, 사운드적인 재미가 있는 곡이다. 실제로 아이유 역시 이 곡을 두고 '누구도 슬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만든 곡'이라는 말을 하며,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 곡임을 밝혔다. 딸기달, 서양에서는 장미달이라 불리는 발간 달의 몽환적인 느낌을 즐겨보자. 이번엔 어떠한 상념이나 슬픔에도 빠지지 않고 아이유의 목소리를 느껴보기만 하면 된다. 길게 썼지만, 결국은 "노래 좋다!" 라는 결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