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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낱선 Nov 11. 2022

대고객 언어는 오류가 없어야 한다

책 <UX 라이팅 시작하기> 리뷰

쿠팡, 무신사에서 메시지 담당자로 일한 저자 권오형이 UX 라이팅 입문서 책을 냈다. 여기서 굳이 입문서라고 표현한 이유는, 절대적인 정보의 양이 적은 것도 있지만(162p) UX 라이팅의 프로세스나 UX 라이터의 롤을 알려주기보다는 기업이 대고객에게 메시지를 내보낼 때 어떤 애티튜드로 임해야 하는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적어놓았기 때문이다.


책을 거칠게 요약하자면,

대고객 메시지는 '바르게 써야 한다.' 바르게 쓰는 방법은 국립국어원에 나와 있다.

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전 챕터에서 대고객에게 노출되는 메시지는 바르게 나가야 하며, 사소한 '실수'가 기업의 이미지를 만든다고 주장한다. '메시지'를 '메세지'로 쓰는 행위, '못 하다'와 '못하다'를 구분하는 행위, 습관적으로 쓰는 일본식 표현을 교정하는 행위 등 문법적 오류를 바로잡는 행위에서 모든 메시지는 출발한다고 덧붙인다.


책을 읽다보면 내부 고객을 설득하는 게 조금 더 어렵겠구나, 싶었다. 실제로 내가 프로모션 카피 한 줄을 썼다 지웠다하며 시간을 보내자, 옆 직원이 "그렇게 한 줄 가지고 고민하면 안 지겨워요?"라고 물어봤다. 그들에게는 빨리 배포하고,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였다. 그런 그들에게 "메세지라고 적혀 있는데, 메시지로 수정 부탁드립니다"라고 하는 건 어쩌면 무리한 요구일지도 모른다.


UX 라이터가 기업에서 해야 할 일은 'UX 라이팅의 중요성을 모두가 동일하게 인지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누군가는 '그 오타 하나가, 카피 한 줄이 그렇게 중요해?'라며 의문을 품을 수 있다. 그에게 고객이 첫 번째로 만나는 기업의 목소리가 바로 메시지임을 인지시켜야 한다. 저자도 이를 알고 있다. 매번 A/B 테스트를 통해 나의 카피가 효과적임을 입증해낼 순 없음을. 그래서 내부 고객을 설득하는 일이 어려움을 책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왜 이 단어를 선택했는지, 어떤 목적으로 이런 종결 어미를 사용했는지' 등 글자 하나하나에 이유와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결국, UX 라이터는 설득하는 사람이다. 외부 고객을 설득하는 것은 물론, 내부 고객에게도 '이 행위가 왜 필요한지'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글자 하나하나에 이유와 목적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이게 좀 더 예쁘니까요', '이렇게 말하는 게 느낌이 좋아요' 따위로는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 고객의 시선이 어디에 가장 많이 머무르고, 고객은 어떤 행동 패턴을 보이는지 명확하게 파악한 후 마이크로카피를 짜야 설득의 첫 발을 뗄 수 있다.


<UX 라이팅 시작하기>는 꼭 UX 라이터가 아니어도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다. 내가 CRM 마케터라서 푸시 메시지를 담당하고 있다면, CS 담당자라서 고객 응대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면, 한 번쯤은 읽어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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