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젖병이 들려 있든, 아이 입에 젖이 물려 있든 배를 채우는 것 이면에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에서 아이는 사랑을 먹고 자란다’. 모유가 부족한 만큼 다른 사랑으로 채우면 아이는 건강하고 행복하다.
- 일상라빛의 육아철학 <수유 총량의 법칙> -
엄마로서 소신을 지킨다는 것은 어렵다. 주변의 유혹도 많고 정보도 많다. 그럴수록 수유쿠션처럼 단단한 나만의 육아 소신과 철학이 필요하다. 유아기에 있어서 선택 결정권은 엄마에게 있다. 집착과 욕심은 엄마와 아이 모두가 불행으로 가는 고속도로와 같다. 불행은 스트레스의 원인이며, 산후우울증으로 넘어가는 고가도로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육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답은 엄마의 소신 있는 선택과 용기 있는 결정에 있다. 엄마의 소신 있는 선택은 아이를 웃게 한다. 엄마의 용기 있는 결정은 산후우울증을 예방한다.
‘엄마가 행복한 선택’과 ‘선택을 과감히 포기할 용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왜 산후우울증이 발생하는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아이를 돌보는 것과 관련된 스트레스인데 수유, 수면, 건강, 그리고 기질적으로 힘든 아기라는 인식이 들 때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자세히 살펴보면 이 모든 문제가 출산 직후 ‘수유’와 연관 되어있다. 임신-태교-출산-수유-이유식에 이르기까지 아이가 먹고 자고 싸는 모든 것이 ‘수유’에서 시작된다. 잘 먹어야 잘 자고, 잘 자야 소화도 잘 되기 때문에 똥도 잘 눈다. 그러니 첫 단추인 ‘수유’가 잘 이루어져야 다음 스텝도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것이다.
수유(feeding)의 문제가 엄마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 원인이다. 이것은 비단 영유아기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초등학생 자녀가 밥을 안 먹는다며 걱정하는 지인을 본 것은 나뿐만이 아니다. 다 큰 성인 자식에게도 엄마의 첫 인사는 ‘밥은 먹었어?’이다. 이제 어느정도 공감이 된다.
모유와 분유 중 어떤 선택이 엄마가 행복한 선택인가?
둘 다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해 보자.
[모유수유]
젖양이 풍부하면 아이에게 영양분이 많이 공급되고, 그만큼 잘 자랐다. 양이 많으니 아이가 배부르고 풍족하고 또 잠도 잘 잤다. 그러므로 엄마도 조금이라도 더 잘 수 있었다. 반면, 젖양이 작아서 완모 하지 못하는 엄마들은 속상했고 미안했다. 하지만, 젖양이 많다고 해서 꼭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얼마전 출산을 한 후배가 있었는데 양이 너무나 풍부해서 젖몸살이 올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엄마가 모유수유를 하려고 치면 아이가 거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분유를 먹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모유냐 분유냐의 문제도, 젖양이 풍부하냐 적냐의 문제도 모두 엄마와 아이의 선택에 있었다. 엄마가 선택해도 아이가 거부하면 문제고, 아이가 또 잘 받아들이면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똑같이 갓 출산한 환경에서 자신과 아이의 상황과 기분에 맞게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을 존중하며 회복탄력성을 갖는 것이 행복하게 육아하는 첫 걸음이었다.
[분유수유]
모유수유 하루만에 포기하고 짬뽕을 먹던, 유축기를 다시 꺼내 모유수유를 하던 그 선택을 과감히 포기할 용기도 필요하다. 젖양이 적다면 과감히 모유수유를 포기하고 분유로 갈아타도 좋다고 생각한다. 미안한만큼 더 많이 눈 맞추고 놀아주면 된다. 부족한만큼 다른 것으로 충분히 채울 수 있고,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 선택은 엄마 몫이지만 선택을 믿고 따르는 것은 결코 엄마 혼자 몫이 아니다. 엄마의 선택에 아이가 따라주지 않더라도 그 또한 아이의 의사임을 존중하고 과감히 선택을 변경하는 융통성도 필요하다. 손에 젖병이 들려 있든, 아이 입에 젖이 물려 있든 아이는 배를 채우는 것 이면에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에서 아이는 사랑을 먹고 자란다’는 결론을 내렸다. 모유가 부족한 만큼 다른 사랑으로 채우면 아이는 건강하고 행복하다는 것이 내가 연구한 ‘수유 총량의 법칙’이다.
분유를 먹인 아이가 모유를 먹인 아이보다 건강하지 않다는 이론도 없지 않은가? 유용한 분석데이터가 나올 만큼 많은 수의 엄마들을 만나서 추적검사를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4년간 새콩이 육아를 하면서 만난 50명 내외의 엄마들과 아이들을 관찰한 결과 ‘엄마아이의 행복지수와 모유분유와의 상관성’에 대한 나름의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모유를 먹은 아이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다는 가설을 입증할 수는 없었다. 분유를 먹은 아이들이 오히려 더 건강한 경우도 있었고, 모유를 먹은 아이들이 소아과를 더 자주 드나드는 경우도 보았다.
그렇다면 엄마와 아이의 행복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오히려 중요한 건, 육아방식과 양육 태도였다.엄마가 편한 방식, 엄마가 스트레스 없는 태도였을 때 아이도 행복하고 건강한 웃음을 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육아철학 첫 번째에서 말했듯이 아이는 모유, 분유의 메뉴 보다는 엄마의 행복과 사랑이라는 감정을 먹고사는 존재일 가능성이 컸다.
아이는 엄마의 사랑을 어떻게 확인하는가? 엄마가 자신을 안고 눈을 맞추고 엄마냄새를 맡고 트림을 시키며 스킨십을 하는 수유과정에 있다. 젖을 물리면서 핸드폰을 하는 것, 분유를 먹이면서도 아이와 계속 눈을 맞추는 것. 엄마라면 두 가지가 무엇이 다른 지 알 수 있어야한다. 때로는 욕심을 버리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와 어떤 방식으로 교감하고 이야기 나누는지, 아이 의견을 어떤 방식으로 존중하고 배려하는지, 잘못했을 때 어떤 방법으로 소통하고 고쳐 나가는지. 엄마의 작은 행동 하나에 아이의 행복미소와 불행한 표정으로 나뉠 수 있다.
물론, 모유를 먹이면 더 좋은 성분을 먹고 자라 면역력도 좋고 건강하다는 이론은 있지만 한편으론 모유성분을 연구해서 그만큼의 좋은 성분을 개발한 분유가 있다고 믿으면 또 될 일 아닌가? 어떤 결정을 하든 엄마의 몫이다. 딸이 태어난 해로부터 4년 후인 2020년, 지금은 유축기와 씨름하기 보다는 편하게 분유로 시작하는 엄마들도 많이 보았다. 내 친구들이 그렇다. 나보다 늦게 출산을 한 친구들을 보면 나처럼 어려운 선택을 하기보다는 엄마가 행복한 선택을 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이론을 잘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나만의 방법은 용기 있는 결정과 수유쿠션처럼 단단한 육아철학을 갖는 것에 있다.
엄마들이 출산 후 느껴본 감정들이 대부분 산후우울감일 확률이 높은데, 대한우울조울병학회 역학조사에 따르면 10명중 8명의 비율로 산후우울감이 발생한다고 한다. 하지만 산후우울증은5%로 산모 20명당 1명의 비율로 발생한다고 한다. 얼마전 예능프로에 나온 연예인이 ‘남편의 도움으로 산후우울증을 극복했다’는 기사를 ‘산후우울감’으로 정정한 이유도 바로 두 가지의 ‘다름’에 있다. 위 연구조사에 따르면 엄마라면 누구나 출산 전 후로 산후우울감에 노출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산후우울감에 노출되어 있는 이 세상 엄마들이 모두 산후우울증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스트레스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의 문제였다.
수유선택을 시작으로 엄마들은 수많은 선택과 결정을 하게 된다.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인 것인가? 사서 먹일 것인가?’
‘쪽쪽이 허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
‘아이를 따로 재울 것인가? 함께 잘 것인가? ‘
‘밥을 떠먹여 줄 것인가? 자기주도 식습관을 지킬 것인가?’
내게 두 번째 선택을 해야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조리원에 있을 당시 뉴스에서 경피용 BCG 주사의 부작용으로 아이가 한쪽다리를 못쓰게 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보건서에서 피내용 BCG를 맞으면 부작용으로 인한 사후조치를 국가에서 해주지만, 소아과에서 경피용 BCG를 맞으면 주사 흉터가 없는 대신 뉴스에 나온 사례와 같이 부작용이 생겼을 때 책임지지 않는다가 핵심내용이었다. 점심시간이면 자연스럽게 엄마들의 주제는 경피용(소아과)을 맞힐 것인가, 피내용(보건소)을 맞힐 것 인가였고, 걱정이 많은 엄마들은 보건소를 알아보느라 혈안이 되었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뉴스에서 나온 부작용에 대비해 책임을 져줄 국가운영 보건소를 찾았고, 이로 인해 보건소 마비사태까지 왔다. 그 결과 보건소 대기를 걸고 몇 달을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보건소? 소아과? 또 다른 결정을 해야 했다. 어디에서 맞춰야 할지 결정을 못하는 엄마들은 다른 엄마들의 의견을 들으며 갈팡질팡했다. 두 번째 선택에 있어서는 나는 과감하게 소아과 경피용 주사를 맞췄다. 결과는?
아이는 건강하게 잘 자랐다.
육아가 처음인 엄마들에게 소신 있는 선택과 포기할 줄 아는 용기는 처음부터 생기는 것이 아니다. 유축기가 필요한 모유수유처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과감히 모유를 포기하고 분유로 갈아타는 용기, 매운 짬뽕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대처법 모두 그들만이 쌓아온 육아방법일 것이다. 만약, 선택에 있어 결정장애가 있다면 완벽한 선택보다는 매운 짬뽕을 먹은 엄마처럼 과감한 포기가 현명할 수 있다. 그렇게 선택과 결정을 하다 보면 경험이 쌓이게 되고 수유쿠션처럼 단단한 소신, 육아철학이 생기게 된다. 이것이 산후우울감에서 산후우울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줄이는 핵심요소라 말하고 싶다.
만약 둘째를 낳는다면 나는 과감히 ‘매운 짬뽕’을 먹을 것이다.
‘수유 총량의 법칙’을 생각하며 모유 대신의 사랑을 듬뿍 심어줄 것이다. 누군가 모유수유를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웃으며 얘기할 것이다.
“모유수유를 하든 분유병을 물리든 방법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아이와 교감하며 수유하는가 방식이 중요합니다. 사실, 아이 입장에선 배만 부르면 만사 오케이 일지도 모르니까요~^^.”
엄마가 행복한 육아, 나만의 소신과 용기있는 결정은 수유쿠션처럼 단단한 지지대가 되어 앞으로도 나와 내 아이를 지켜줄 힘이 되어줄 것이다. 이것이 수유쿠션에 담긴 나만의 두번째 육아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