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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디 Jan 01. 2024

집짓기 2주 차

민원보다 무서운 날씨

일요일부터 무섭게 내린 비는 강풍까지 동반해서 한숨이 절로 나게 한다.

장맛비 마냥 빗줄기가 굵기도 하고, 월요일 아침까지 비가 그치지 않아 결국 하루 더 쉬어간다. (아침부터 비가 많이 오면 그날 공사는 통상 쉰다고 한다)


6일 차 2023년 11월 07일 화

1. 흙막이 작업. 사이공(소공) : 총 42공 종료, 사이공 35공 완료. 절반완성

10+11+15+6공 총 42공 종료. 사이공(소공) 35공 완료. 42공 남음. 50%


날씨가 너무 추워졌다. ㄷㄷㄷ


7일 차 2023년 11월 08일 수

1. 흙막이 작업.

장소협소로 전면도로 위 전주오거 자리 잡고 작업.


오거(auger, 스크루)는 검색해서 알게 되었는데 '전주'는 무얼까? 크레인인가? 검색해도 찾기가 어렵네.


지구 역사상 가장 따뜻한 겨울이 될 거라는 무서운 뉴스를 반가워할 수 없단 걸 알면서도, 눈앞의 장애물을 피하고 싶은 심정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앞서다니.


8일 차 2023년 11월 09일 목

1. 흙막이 작업. 원형철근기둥 삽입작업 종료예정

전주오거 도로 위 작업

포클레인 혼자 앉아 있기 적당할 만큼... 작다.
2. 정기미팅일 / 이건창호 쇼룸 방문

알루미늄 창호 컬러선정 (Metal Bronze)

창호타입 수정의견 전달 (2층 남측창, 2층 욕실창)



나날 소장님과 동교동에 있는 이건창호 본사직영 전시관을 예약해서 다녀왔다.

한강 근처라 바람도 세고 창이 많아 좋은 창호가 필수적인 집이다. 단창, 3중 유리로 공간을 절약할 수 있고 도장 컬러를 선택할 수 있는 알루미늄 창호 중에서 슬라이딩 창과 프로젝터 창을 살펴보았다.


컬러는 Metal Bronze로 선택. 모든 자재가 작은 샘플을 볼 때와 적용된 실물을 볼 때 느낌이 달라진다. 처음 고른 두 색상 중 어둡다고 생각한 컬러였는데, 막상 창에 적용된 걸 보니 펄이 들어 무겁지 않고 적당한 톤으로 세련된 느낌이라 선택했다. 목재 가구와 차분히 어울리고 오후 햇살이 강한 서향집에서 눈부심이 덜할 거 같다. 알루미늄 창호는 비용 추가 없이 내부와 외부 프레임을 다른 색으로도 적용할 수 있다고 전시장에서 설명해 주었는데 외부 컬러와도 잘 어울릴 거 같아 단일 색으로 지정해도 되겠다.

설치된 다양한 창호는 물론, 창호의 구조와 현관, 중문, 원목마루까지 여러 가지를 돌아봤다.


현장은 오후 4시쯤 갑작스러운 비로 조금 일찍 마무리되었다. 자재를 덮고 위에 쌓아놓은 H빔을 보니 좁은 대지로 자재를 이리저리 옮기며 작업하는 데도 시간과 노동이 들어가겠구나 싶다. 작은 대지의 집은 여러모로 어렵다.


이번 주에 불거진 민원을 어떻게 대응할지 감리를 맡은 나날 소장님과 시공자 대표님, 현장소장님 모두 함께 의논했다. 공사비에서 시공사가 책정한 민원대응 예산도 많은 건 아니어서 무리한 요구는 잘 설득해서 협의하기로 했다. 날씨 다음 가장 큰 걱정거리가 민원이라 모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9일 차 2023년 11월 10일 금

1. 흙막이 작업. H-BEAM 지주목 종료예정 (전주오거 도로 위 작업)
22개의 7m H빔 중 일부가 집의 지주목이 된다. (일부는 양생 후  뽑아낸다. 아마 흰 물질이 도포된  빔들인 듯)

얼음이 얼 정도는 아니지만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확실히 아침공기가 다르다. 현장소장님 설명으로 콘크리트는 영하 5도 전까지는 굳기 때문에 공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일반적인 날씨에서 콘크리트는 하루면 굳고, 그 양생과정 중에 비가 오면 물기가 고르게 침투하면서 오히려 강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늦게 찾아온 겨울날씨 덕분에 토목작업이 어찌어찌 마무리되고 있다.


10일 차 2023년 11월 11일

1. 흙막이 작업. 소공(사이공) 종료예정 (전주오거 도로 위 작업)

(차주예정)

흙막이공사. 상단 헤드 콘크리트 타설로 흙막이 마감 > 양생 > 터파기 > 티장버팀목설치 순 진행

열흘 동안 열심히 구멍을 뚫던 오거(auger) 듀오 퇴장
구멍마다 콘크리트 주입 / 10m는 되어보이는 H빔 (9m 라는 듯)

토요일 첫 공사라 민원을 걱정했는데 현장에서 9시까지는 조용한 작업을 하다가 공사를 시작해서 다행히 시끄러운 수준의 소음은 들리지 않았다. 날씨가 추워지는 게 걱정이다. 이제 겨우 열흘째인 것도 놀랍고, 그새 저렇게 일이 진척되는 것도 신기하다. 큰 문제없이 새집의 '튼튼한' 기반이 모두 만들어졌다. 착, 착, 착.


ep. 민원이 발생한 이웃과는 직접 만나서 얘기하니 다행히 합리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들이라 대화를 통해 일단락되었다. 역시 모든 일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고 직접 소통하는 게 오해가 없고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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