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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스트 Nov 22. 2020

코로나 시대로 달라진 나의 인간관계

친구가 늘었어요.

올해 3월부터 지금까지 비대면으로 사람들과의 만남과 제한이 되고 있는 코로나와 함께 살고 있는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그중에서 난 확실하게 달라진 나의 인간관계를 발견하게 되었다.  


멀리서 봐야 아름다운 직장 동료들  

코로나 전에는 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당연히 가족보다 회사 동료였다. 아침부터 퇴근까지 그들은 늘 내 가까이 있었고 상당수 나의 에너지를 그 사람들에게 쏟았다.  회의를 하면서 같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나는 그들과 불필요한 정치도 해야 하고 신경 쓸 일이 많았다.  회사에서는 친한 동료도 있지만 매일 보기 괴로운 사람도 분명히 있다.  코로나 이후에는 동료들과 화상으로만 만나고 그리고 일만 한다.   


내 뒤에 앉은 동료는 같은 부서는 아니지만 일로 몇 번 부딭힌적이 있다.  그 사람에게서 늘 부정적이고 거짓되고 뭔가 나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난 그와 가장 가까이 앉았기 때문에 그의  늘 부정적이고 암울한 기운은 등 너머로 나에게 전달되어 나의 기운을 다운시켰다.  회사를 가지 않은 지난 9개월 동안 그의 나뿐 기운에서 자유러워 진 것이다.  


회사는 확실한 목적으로 만난 이익 집단이다.  그들과 좋은 관계를 가질 수는 있지만 친구가 되기는 힘들다.  자택 근무에 적응되고 있는 미국 회사들은 아무래도 리모트로 일하는 것이 계속될 것 같다. 멀리서 봐야 아름다운 그들이 바로 회사 동료인 것 같다.   실제로 회사를 그만두고 각자 다른 회사에 다니면서 더 가까워진 옛 동료도 있다.    


코로나로 인해 새로 만난 인연들- 나의 확장된 인간관계      파인드미 (Findme), 심플스텝, W 그룹 등 멋진 한국 여성들의 모임을 알고 참여하게 되었다.  어떤 형태로든 미국에 살게 된 그녀들은 자신의 꿈을 찾아 노력하고 발전시키려는 갈망이 있다.  우리는 온라인으로 주로 만나 좋은 강의를 듣고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주로 낮 시간에 있을 모임들이다.  그럼 나한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겠지만 코로나로 모두 온라인 모임이 되니 나도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모임에서 한국의 유명강사도 섭외를 해서 줌 미팅으로 소중한 만남도 갖게 되었고 그 강사 중 박상미 심리학자는 두 번씩이나 줌으로 만나는 행운도 있었다.  파인드미 그룹에서 글쓰기 모임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최근 브런치 작가까지 발전하게 되었으니 이런 새로운 인연의 결과는 너무나 반갑다.  우리는 일주일에 한번씩 마스크 쓰고 공원에서 만나 운동도 하면서 건강을 지키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는 만나서 공부도 한다. 자신의 인생을 발전시키려는 열정과 사랑이 넘치는 이 그룹은 나에게 소중한 인연이다.


비대면으로 오히려 나의 인간관계는 이렇게 확장되었다. 온라인으로 시작된 이 모임이 오히려 마음에 맞고 비슷한 관심을 같은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새로움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 부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어색한 나와의 새로운 만남      

 회사에 출근할 때는 하루에 거울을 몇 번이나 보았을까? 아침에 화장할 때, 화장실에서 손 씻을 때, 그리고 밤에 화장 지울 때 정도였다.  요즘은 화상 회의로 가장 많이 보는 얼굴은 바로 내 얼굴이다.  


컴퓨터 모니터로 보이는 늙어가고 있는 중년 여자의 얼굴을 보면서 무척이나 어색하다.  나의 눈코 입이 이렇게 생겼구나, 내가 말을 할 때 입 모양이 이렇게 변하네...


이전에는 몰랐던 나의 새로운 발견이다.


자신을 만나다.  

자택 근무로 인해 생긴 시간들은 나에게 소중한 선물이다.  책을 더  읽고 글을  쓰면서 나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이전의 바쁜 일과 오랜 운전시간으로 흘려보낸 시간을 이제 나를 돌아보는 시간으로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동네 산책을 하면서, 글을 쓰면서, 명상을 하면서…  


1라운드 나의 삶은 사회에서 요구하고 강요받는 인생을 살았다면 50세가 넘은 2 라운드 삶은 나 스스로  내가 주체가 되어 주인이 되는 삶과 일을 하고 싶다는 욕구도 생긴다.    


지금까지 실리콘 벨리에서  초스피드로 달리며 일하다가 잠깐 멈추었다. 나 자신과 세상에 질문을 하는 시간. 이미 살아온 삶을 바꿀 수 없지만 앞으로의 삶은 내가 원하는 대로 살고 싶은 욕구. 이제는 내가 좋아하고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간절하다.


지금의 불행한 코로나 시대는 밖에서만 답을 찾던 이전의 나에서 안으로 향하게 하고 나에게 시선을 돌리게 한 나와 가장 친하게 되는 행운의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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