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토요일 아침 마다 깨지 않고 유지하는 루틴은 모닝 요가를 하는 것이다. 회원으로 소속된 동네 GYM에 이 요가 클래스는 인기가 많아서 늘 40명 이상의 사람들이 오고 스튜디오는 꽉 찬다.
내가 좋아하는 둘째 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난 이전 수업이 끝나기를 밖에서 기다리다 그 수업이 끝나면 쏜살같이 들어간다. 바로 전의 수업은 댄스를 하면서 운동을 하는 것이다. 그 댄스 수업은 열정적인 강사의 땀이 배어날 정도로 1시간 동안 뛰고 또 뛴다.
문제는 10시에 시작하는 요가 시작 전까지 땀내가 남아서 요가 수업 강사와 참여자들은 불만이 많다. 참지 못하는 어느 백인 여자는 댄스 강사에게 직접 가서 항의를 한다. 제발 수업을 일찍 끝내고 청소를 해야 한다면서. 그럼 댄스 강사는 관계자에게 직접 얘기하라고 기분 나빠하면서 나간다. 나는 이 광경을 거의 매주 토요일 아침 9시 55분경 목격을 한다.
요가로 몸과 마음을 수련하고 호흡으로 “ Let go”를 말하는 사람들이 냄새가 나니 안 나니 하면서 다투는 모습이 사실 난 한심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다. 댄스 클래스 강사는 유색인종이고 불만을 토하는 요가 강사와 학생들은 주로 백인들이다. 내 눈에는 정의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엄연히 인종차별이기 때문이다. 요가를 백날 하면 뭐 하나. 남들을 수용하는 마음이 부족한데. 난 열심히 가르쳐서 땀을 흘려 나는 댄스 강사의 냄새 보다 단체로 불평을 하는 그 백인 여인들의 못된 마음과 목소리가 더 고약하다.
고등학교 3학년 같은 반 친구 중에 한 명이 냄새가 아주 심하게 났었다. 그 친구는 365일 매일 같은 옷을 입었다. 과장이 아니고 진짜로 같은 옷만 입었다. 여름에도 겨울에도. 고등학교 졸업한 지 30년이 넘었는데도 그 옷과 색을 선명하게 기억할 정도다. 그 친구는 심지어 목욕을 안 하는지 그 아이 옆에 앉으면 숨을 쉬기 힘들 정도의 악취가 난다. 그런 그 친구는 공부를 아주 열심히 했다. 내가 학교 다닐 당시 이상한 미신 같은 게 있었는데 시험 전에 잘 씻지 않는 것이다. 중학교 때 전교 일등 하던 한 친구는 시험 때만 되면 일주일 동안 머리를 안 감아 늘 떡져 있었으니.
문제의 그 씻지 않는 고 3 같은 반 학우 옆에 아무도 않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야간 수업까지 열심히 남아서 공부하는 그 친구 옆에 결국 앉은 사람은 나였다. 나는 코를 막고 숨을 참으며 옆에 앉았다. 그 친구는 작은 눈에 웃고 다니는 착한 아이였다. 나중에 들었는데 할머니랑 둘이서 학교 근처에 산다고 한다. 부모님은 돌아가셨는지 그 사정은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년 후에 우연히 그 친구를 교회에서 만났다. 그녀는 열심히 공부에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했다고 하면서 이전 보다 더 밝은 웃음으로 나보고 잘 지냈냐고 안부를 물었다. 그 친구는 이 전처럼 냄새가 나지 않았고 옷도 단정하게 입은 전형적인 여대생이 되어 있었다. 참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친구의 악취가 사라진 것 보면 사는 형편도 좋아진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의 향기가 생활 수준을 반사 시켜주는게 아닐까...
난 오늘 요가와 댄스 시간을 바꾸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그럼 나이 먹은 성인들이 냄새로 싸울 일은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