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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Jan 13. 2018

<삼삼한 이야기> 그 115번째 끈

말투

01 장난스러운 말투

누군지 알죠? 번호를 바꿨거든요~새롭게 저장해죠요오:)!!

지잉하고 스마트폰이 울리더니 문자가 한 통 도착했다. 저절로 그려지는 그녀의 얼굴. 맞겠지 하고 답장했더니 역시 그녀였다. 문득 다시 읽어본 문자에는 그녀임을 증명하는 단어나 표식이랄 게 없었다. 단지 느낌만으로 내 앞에 온듯 뚜렷해지는 그녀만의, 장난스러운듯 사려깊어 듣는 사람의 기분을 흐믓하게 하는 말투.



02 귀여운 말투

먼저 가있을까 하는뎅. 천천히 오세융~
이따 봬용~~ 

유난히 이응자가 많이 들어가는 말투. 두 살차가 뭐라고 항상 깍듯한 존댓말을 써 내심 내가 어려운가 싶다가도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런 생각은 쏙 들어가게 나를 많이 편하게 생각하는 듯, 귀여운듯 점잖은 (두 살 어린)그녀의 말투. 



03 다정한 말투

ㅎ씨의 말투는 딱 내가 그리던 서울의 말씨다. 서울 사람도 아니면서 굉장히 다정한 서울 말투로 말하는 그 사람. 가끔 따라해보지만 말투를 따라한다고 따뜻한 마음까지 베낄 수 있는 건 아니라 금방 그만두게 되는 다정한 그 말투.




같은 내용물이라도 담는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말투는 말을 담는 그릇 같은 것. 무례하고 이기적인 말투에는 화가 나고, 듣는 이를 생각한 점잖은 말투에는 그 내용과는 상관없이 이해를 노력하게 되는 힘이 있다. 내가 하는 말은 어떻게 들릴까. 나는 어떤 말투로 말하고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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