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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Jan 14. 2018

<삼삼한 이야기> 그 116번째 끈

빛이 있는 일요일

01 일요일의 빛

동네 하늘, 1월 14일

요 며칠 간의 해를 기억하지 못한다. 영하 16도에 육박하는 겨울의 날씨에는 추위와 어둠만이 가득하다. 

더군다나, 사무실에서 잠깐 나와도 한정된 시간에 집중하다 보면 한낮의 빛을 시야에 잡아채지 못하기 일쑤. 오늘은 오랜만에 '빛을 본 날'이다. 날도 맑았고 나도 밝았다.



02 빛이 있는 동안에

미루고 미루다가도 언젠가는 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빨래, 청소, 쓰레기 정리... 사실 오만가지 집안일이 있지만 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는, 최소한 꼭 해야 하는 일들만 한다. 

빛이 있는 동안, 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시켰다. 그리고 묵은 빨래를 돌리고 널어두었다. 시작하기 전엔 그렇게 귀찮은데 하다 보면 상쾌함마저 느끼게 되는 노동, 집안일.  



03 빛이 지면

청파동 골목, 1월 어느 금요일 저녁

해가 서서히 지기 시작한다. 일요일의 저녁 해가 진다는 것은 월요일의 아침 해가 가까워온다는 걸 의미한다. 한숨을 쉬어야 할까. 

가는 일요일을 아쉬워하는 일은 뻔한 일이라 오늘은 그러지 않기로 한다. 책 몇 장을 더 읽고 약간의 밀린 일을 정리해야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깊게 내뱉고 잠에 들어야지. 일요일 저녁,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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