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한 이야기> 그 61번째 끈

세 가지 면면면

by 수수한

하나. 사려깊은 면

노인이 걷고 있었다. 주택가 좁은 일방통행로의 정 가운데로를 한 노인이 걷고 있었다.

뒤에는 자동차 한 대가 바짝 붙어있었다.

노인은 천천히 걷다가 우뚝 멈춰섰다.

'경적 소리가 나겠지.'

저 뒤에서 전방을 주시하던 나는 한껏 긴장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영겁같던 단 몇 초의 시간 동안 아무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노인은 다시 움직였다.

뒤따라 자동차도 금세 자리를 떠났다.



둘. 참한 면


얼굴보다 이를 더 오래 보시는 치과 선생님은 말했다.

"남자친구 없어요? 참해보이는데..."

"에이, 아녜요~"

"하하, 그래보이는 거예요?"

"네~ 그래보이기만 하는 거예요~"

이젠 웃으면서 이런 말도 곧잘하는 참한 나.



셋. 차가운 면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차가운 여자가 나오는 영화를 봤다.

결과가 모든 걸 말하는 사회에서 피와 눈물이 나오면 뭐가 또 좋을까.

그녀는 이겼고, 그걸로 되었다.

실은 피도 있고 눈물도 있으니 더할 나위 없고.

내가 좋아하는 차스테인 언니의 냉혈미를 발견해 좋을 따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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