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 카트만두 도착, 드디어 네팔이다!

나의 첫 네팔, 그리고 대원들과의 재회

by 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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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편으로 들어가는 길게 늘어진 줄 사이사이, 지난 새벽 같은 공간에서 잠을 청했던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작은 의자 위에 쪼그려 앉아 불편한 새우잠을 청했던 우리였기에, 얼굴 구석구석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을 거다. ‘많이 피곤해 보이시네요’, ‘당신도요’ 라며,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느낌. 아니나 다를까, 내가 쉼터에서 봤던 여행객들은 비행기 출발과 동시에 엎드려 잠에 빠졌고, 물론 나도 그중 하나였다.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다가, 카트만두 공항에 가까워졌다는 안내 방송을 듣고 몸을 일으켰다. 드디어, 네팔이다! 길었던 대기 시간과 충분하지 않았던 쪽잠으로 쌓였던 피로감이 다 풀리는 기분이었다. 항공편 시간은 미리 대원들과 공유해두었지만, 픽업 시간이 엇갈릴 수 있다는 경우의 수가 발생했을 땐 어떻게 숙소를 찾아갈 수 있을지, 그런 상황들을 머릿속에 그리며 착륙 시간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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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드디어 네팔,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입국 심사와 30 days 비자를 받기 위해 달러를 꺼내 들었다. 머릿속에는 ‘빨리 나가서 픽업팀을 만나야 해’라는 생각만 가득해했다. 부랴부랴 비자 신청 카드를 작성하고, 발급받고, 짐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부모님께 도착했다는 연락도 드리고, 대원들에게 카카오톡 보이스톡도 걸겸 와이파이를 연결했다. 그랬더니, 대원들에게 도착한 엄청난 카톡과 전화 기록들. 카톡 답장을 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대원들에게 전화가 왔다. 중국에 있을 때 연락이 되지 않아 혹시라도 잘못된 건 아닐지 너무 걱정했다고 한다. 그들의 눈물 섞인 걱정에도 “중국? 와이파이 원래 안되잖아 거기. 공산국가여서 유심칩 없으면 연결도 안 되더라. 쉼터에서 잘 자고 여행도 하다 왔는걸? “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했지만, 출국장을 나가며 그 대화를 곱씹을수록 참 고마웠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걱정을 해주다니, 만나면 눈물겨운 재회를 해야지, 하며 그렇게 밖으로 나갔다.


대원들과 전화를 하며 알아차린 작은 미션은 픽업팀을 따라온 대원은 없었고, 현지 가이드 분께서 공항에 도착해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어로 쓴 이름을 들고 있는 가이드를 찾으라고 하는데,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한글’로 된 플랜카드가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며 찾다가, 대원들에게 다시 전화를 했다. 한참을 찾아도 가이드분께서 보이지 않아서, 그냥 택시를 타고 숙소로 직접 가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택시를 잡으러 가는데,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 시끄러운 공간에서 어떻게 그의 말을 들었는지 아직까지도 의문이지만, 그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더니 한글로 ‘김대해’라고 쓴 카드를 들고 있는 한 남자가 보였다. 드디어 찾았다. 나를 찾으러 온 구원자를!


그의 이름은 ‘시리’였다. 카트만두, 포카라, 그리고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함께 할 든든한 우리의 가이드였다. 그는 내가 나오자마자 나를 보셨다고 했고, 한참을 부르고 손을 흔들었다고 하는데, 내가 이쪽을 보는 것 같으면서도 반응이 없길래 난감하셨다고 했다. 연신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리며 차로 걸어가는 도중 품에서 꺼내 들었던 이쁜 주황색 꽃 목걸이. 네팔의 문화로, ‘환영합니다’라는 의미를 지닌 목걸이라고 하셨다. 도착하자마자 이렇게 기분 좋은 내음이 폴폴 나는 꽃 목걸이를 받으니 기분이 무척 설렜다. 봉고차 뒷 좌석에 앉아 꽃 목걸이를 품고 셀카도 찍으며, 대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숙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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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 속의 질서’. 카트만두를 표현할 수 있는 적확한 어구였다. 차, 오토바이, 사람들이 뒤엉켜 모든 인도와 도로는 혼란스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 나는 이 없이 각자의 길을 향하는 모습이 낯설면서도 신기했다. 공항에서 숙소가 있는 시내까지는 차로 약 10여 분, 혼란스러우면서도 나름의 질서가 녹아있는 도로를 쌩쌩 달려, 시내 중심에 위치한 숙소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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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목소리가 참 쩌렁쩌렁한 사람이다. 그 특유의 말투가 특이했는지 지인들은 카톡을 하면서도 어디선가 내 목소리가 들린다고 할 정도로, 옆에 있으면 귀가 아프지만 호탕해서 보기는 좋은, 그런 사람이라고 했다. 숙소에 도착해서 관계자 분들께 손을 모아 ‘나마스떼’ 인사를 하며 들어오는데, 대원들이 문을 열고 빼꼼- 보는 것이다. 알고 보니 내가 들어왔을 때부터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서 보고 있었다고.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전화를 걸어주었던 룸메이트를 보는데 어쩜 그리 반가울 수가! 떨어져 있은지 하루 정도밖에 안됐는데, 대원들을 보니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난 것 마냥 반가웠다. 그렇게 짐을 풀고, 우리는 뜨겁고도 귀여운 눈물겨운 재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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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으로는 여행사 측에서 삼겹살을 준비해주셨다. 고기와 쌈채소부터 시금치, 깍두기와 같은 각종 밑반찬까지 엄청난 호사를 누렸다. 고기 먹을 때 술이 빠지면 안 된다며 소주를 한 병들고 왔다가 대장한테 한 소리 듣고, 그렇게 맥주를 홀짝이다 소주를 홀짝이다 배부른 식사를 마쳤다. 알코올이 고산병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베이스캠프를 찍고 내려오기 전까지는 술을 참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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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하게 식사를 마치고, 다 같이 타멜거리 한 바퀴를 산책했다. 밤에 봤던 타멜거리는 정말 낭만적이었다. 한국에선 느낄 수 없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고 해야 하나. 이쁜 카페, 바들도 많았고 네팔에서만 판매하는 여러 아이템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리고 순했던 길거리 강아지들까지. 옆으로 지나가도 태평하게 누워서 꾸벅꾸벅 졸고, 그러다 어느덧 따라와서 애교도 부리는 강아지들이 참 귀여웠다. 길거리 상인 분들도 한국인들과 많이 대화를 나눠보셨는지, ‘안녕하세요~’ ‘구경하세요~’하시며 인사해주시는데 덩달아 우리도 반갑게 인사를 드렸다. (실제로 우리 대원 중 몇 명은 상인 분들과 페이스북 친구도 맺었다는 후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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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약도 사고, 보호대 같은 것도 간단하게 구매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첫날엔 대망의 마니또 게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종이를 찢어서 대원들의 이름을 쓸 때는 이 게임이 그렇게 우리한테 거대한 의미가 될 줄은 몰랐지만, 마니또의 존재로 인해 우리들의 여정이 한층 더 풍부해졌다. 마니또 미션이라는 명목 하에 같이 사진도 더 열심히 찍고, 서로서로를 더 챙겨주고, 응원해주고, 잊지 못할 편지로 서로한테 받았으니 말이다.


술 좋아하는 대원 한 명 데리고 나가 맥주 한 잔씩 하고 돌아오니 네팔에서의 첫날이 마무리되었다. 내일은 7시간 동안 전용 버스를 타고 포카라로 떠나야 했기 때문에 오전 일찍 출발해야 되는 날이다. 카고백과 침낭을 배분받으니 트레킹이 시작된다는 게 더더욱 실감이 났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의 입성지인 포카라, 그곳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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