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EON Nov 09. 2021

<듄>에 얽힌 흥미로운 4가지 사실들 (스포주의)

소설을 읽어야만 알 수 있는 내용들

[제목 이미지 출처] Esquire


[출처] 듄 공식 포스터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을 보고 왔다. 이미 전설적인 SF 소설이라고 칭송받던 소설이었지만 애석하게도 이번 영화로 인해 작품을 처음 알게 됐다. 명성이 자자했던 터라 기대를 많이 하고 들어갔던 나는 그렇게 듄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영화 그 자체만을 두고 봐도 영상미, 음향미 모두 뛰어났지만, 한층 더 나를 매력적으로 이끌었던 건 소설에 담긴 디테일들이었다. 마블 덕후를 자처했던 이유 중 하나는 여러 캐릭터들과 행성들에 얽힌 세계관 속 요소들을 사랑하기 때문이었는데, 듄도 역시 어마어마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음을 알게 되니 팬이 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듄의 매력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선 영화를 보고 난 후, 혹은 관람 전에 영화로 알기 어렵지만 스토리라인 전개에 매우 중요한 몇 가지 요소들을 아는 걸 추천한다. 무궁무진한 디테일들이 담긴 이야기지만, 그중에서도 반드시 알아야 할 4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아라키스에 갔을까?

[출처]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사막과도 같은 아라키스는 우주를 항해하는데 필수 요소인 '스파이스' 구할  있는 유일한 행성이다. 원래는 하코넨 가문이 아라키스에서 스파이스를 채굴하고 있었지만, 황제의 명을 받들어 아트레이데스 가문이 하코넨을 대신해 아라키스를 관리하러 떠나게 되고, 그곳에서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들 가문은 물이 풍부하고 살기 좋은, 오늘날의 지구와도 같은 행성인 칼라단(Caladan)이라는 영지를 버리고 아라키스로 가야만 했을까?  요인으로는 황제의 질투를 받은 원인이 컸다. 황제는 세력이 커지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을 견제했기 때문에 일부러 아라키스에 보냈고, 황제의 정예부대 사다우카를 파견해 하코넨 가문과 결탁한  아트레이데스 가문을 몰살한다.


원작의 1권에서도 "훌륭한 지도자는 좋은 커피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끌어모은다"라고 아트레이데스의 리더십을 설명하고 있을 정도로, 세력이 커지고 있던 가문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내부 배신자로 인해 이들이 너무나도 손쉽게 멸망했던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출처] 익스트림무비

또한 원작에 의하면 하코넨 가문과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원래부터 사이가  좋은 관계였음을   있다. 아트레이데스 듬직한  장군 던칸 아이다호와 거니 할렉 모두 하코넨 가문에 의해 가족을 잃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 가문의 결정적 패배 원인이기도 했던 우예 박사 역시 하코넨 가문에 아내가 고문을 받고 있기 때문에 어쩔  없이 방어 시설을 해제하기도   보면,  가문의 관계가 심히  좋았음을 유추할  있었을 것이다.



왜 이들은 총이 아닌 칼로 싸우는가?

[출처]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이전에 일어났던 지하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지하드 운동의 본 명칭은 버틀레리안 지하드라고 한다. 기술에 의존하지 말고 '인간 중심으로 돌아가자'라는 목표의 운동이었고, 이로써 세상에 있는 모든 기계와 AI를 파괴하게 된다. 세계사로는 러다이트 운동과 비슷하다. 이 운동으로 인해 대부분의 기계들과 AI들이 없어지고, 여러 기술적 자산을 남긴 홀츠만 박사라는 중요한 인물도 반인간 반기계라는 이유로 인해 죽게 된다.


홀츠만 박사는 성간 운행과 방어막이라는 기술을 개발한 당사자다. 홀츠만 박사가 등장하기 전, 즉 성간 운행이 불가능했던 듄의 세계관은 각 행성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던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그가 성간 운행을 발견하고, 미래의 인류들이 여러 영지들과 통신하게 되며 기존의 평화 상태는 완전히 깨지고 2500년간 전쟁 상태에 돌입하게 된다.


극심한 전쟁 상태에서 기계가 아닌 인간으로 돌아가자는 지하드 운동이 전개됐고, 그렇게 모든 기술들이 파괴되어 인간은 영화 속 장면들처럼 총이 아닌 칼로 싸우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이는 홀츠만 박사가 남긴 ‘방어막’과도 연관되어 있다. 듄에서는 '방어는 빠르게, 공격은 느리게'라는 권법을 주로 쓰는데 방어막이 총알과 같은 빠른 공격은 막지만 느리게 들어가는 칼과 같은 공격에는 손을 쓰지 못한다. 이런 스토리로 인해 영화 속 듄의 인물들은 지극히 아날로그적 결투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스파이스는 왜 항해에 필요할까?

[출처] 듄 스틸컷

스파이스(Spice)의 정식 명칭은 멜란지(Melange)다. 듄의 캐치 프래이즈이기도 한 “스파이스를 지배하는 자, 우주를 지배한다.", ”스파이스는 흘러야 한다." 두 문장을 보면, 듄에서 가장 중요한 물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부 당시 기준으로 1데카그램(10g) 당 62만 솔라리에 달했다. 여기서 60만 솔라리 정도면 제국 수도 행성에 별장을 지을 수 있을 정도의 금액에 달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스파이스가 중요한 물질이 되었을까? 위에 언급한 지하드 운동에 의해 인간이 기계를 대체하게 되는데, 이때 ‘멘타트’라는 인간이 마치 컴퓨터화된 종족이 나타나게 된다. 영화 초반 레토 공작 옆에서 입술에 검은 칠을 하고 눈을 뒤집어 까며 계산을 했던 인물이 바로 아트레이더스 가문의 멘타트였다.


고도의 기술을 습득한 인간들이 나타나고, 이들은 항해사의 역할을 맡게 된다. 이들의 수명과 예지력을 상승하기 위해 스파이스가 필요하다는 설정으로 듄의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스파이스가 무척 중요한 아이템으로 선택되었다.


여담이지만 <듄>의 원작자 프랭크 허버트는 이슬람교 덕후였다고 한다. 지하드 역시 이슬람교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라고 볼 수 있는데, 넓은 의미에서는 '신앙을 방해하는 욕망의 절제'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는 용어다. 인간의 '발전'적 욕망을 제어하고 원시적 형태의 기술 수준만을 유지하려는 의미에서 이 또한 '절제'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만큼 인간의 능력을 발전시키긴 했지만 말이다.)




폴은 왜 고통을 참아야만 했을까?

[출처] 듄 스틸컷

영화 중간을 보면 폴은 작은 상자에 손을 넣고 엄청난 고통을 견뎌야만 하는 시험을 거치는 내용이 나온다. 이 시험의 배경을 설명하려면 그의 엄마인 레이디 제시카가 어떤 집단에 속해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바로 그는 '베네 게세리트'라는 중요한 집단에 속해있는 인물이다.


이들은 여성 중심으로 이뤄진 단체이며, 정신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매우 강화된 조절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류다. 제시카가 폴에게도 계속해서 알려줬던 'The voice'라는 기술을 구사하면 이들이 말하는 대로 상대방을 조종할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들은 자신의 임신 시기와 자녀의 성별을 정할 수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모든 자녀들의 성별은 기존에 작성된 '계보'에 따라 낳아야만 한다.


하지만 인류의 구원자, 즉 메시아인 '퀴사츠 헤더락'은 여자가 아닌 남자만 될 수 있다. 따라서 베네 게세릭트는 자신의 자녀가 혹시 메시아라는 생각에 따라 남자로 자녀를 낳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마다 그들이 메시아의 자격이 있는지를 시험하는 '고통 평가'를 반드시 거쳐야만 한다. (실제로 많은 남자아이들이 이 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손을 빼 독침에 찔려 죽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폴은 이 테스트를 강인한 정신력을 안고 통과했고, 앞으로는 그가 어떻게 퀴사츠 헤더락으로 성장해가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유튜브 채널 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