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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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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GREE Feb 24. 2019

먼 훗날 우리 (US AND THEM)

내가 서울에서 살려는 이유

아빠랑 요즘 진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곤 한다. 요즘들어 아빠라는 존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곤 한다. 


회사를 다니는 사회 초년생으로써, 어떻게 지내야하는가를 생각하는 요즘이고 배우자를 만나면 가족이 생기면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를 생각하곤 한다. 솔직히 너무 빠르게 생각하는 것 같긴 하지만, 나는 그만큼 미리 지금부터 준비를 해 나가고 싶다. 그만큼 나에게는 중요하다.


US AND THEM (먼 훗날 우리) 영화를 봤다. 뭔가 나의 혹은 우리의 상황을 녹여놓은 것 같았다.


영화에서는 "베이징"이라는 꿈의 도시를 표현하지만 그 단어를 그대로 "서울"로 옮기면 나의 이야기가 된다. "서울"은 나에게 꿈의 도시이다.

이 영화는 재미있게 과거는 컬러, 현재는 흑백으로 표현을 했다.  


#

베이징에서 사는 게 내 평생의 꿈이었다. 매일 새로운 일을 경험하고 재미난 이들을 만나고 모든 꿈을 이룰 수 있으니까 버는 돈은 적고 공기나 수질도 고향보다 나쁘지만 살아 보지도 않고 시골로 돌아가 결혼해서 애 낳고 그럭저럭 먹고살긴 싫다. 여기서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베이징, 누가 이기나 보자고 


- 졸업해도 베이징을 떠나긴 싫다. 천안문을 지날 때마다 베이징엔 짜릿한 일이 끊이지 않는구나 싶다. 베이징이 고향은 아니지만 기회만 잡을 수 있다면 돌아갈 곳이 없어도 괜찮다. 베이징 생활이 힘들다지만 직접 살아 보니 베이징의 하루하루는 순식간에 지나가 버려서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꿈을 향해 한걸음씩 빠르게 다가선 기분이 든다. 


여기서 베이징을 서울로만 바꾸면 내가 생각하는 서울이 되어 버린다. 나도 기회만 된다면 서울에 살고 싶다. 서울에는 재미난 일들이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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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면 우여곡절이 생기지


-우리는 우여곡절이 없으면 좋겠다.

-이 게임에서 남자가 여자를 못 찾으면 어떻게 돼?

남자가 여자를 찾지 못하면 세상이 온통 무채색이 되지


그래서 현재는 흑백이구나... 현재의 남자는 결혼을 하고 애가 있다. 현재의 여자는 솔로다. 과거에 열렬히 사랑했던 그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으니, 현재의 흑백은 너무나도 초라하고 잔인하다. 그들의 눈빛에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배려하고 아끼는 마음이 담겨있다.  아련하고 그립지만 돌이킬 수 없는 한스러움이 내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


혹시라도 우리가 헤어지면 죽을 때까지 보지 말자. 

-안돼. 그래도 만날거야. 잘 지내는지 봐야지 

헤어지면 끝이지 그게 왜 궁금해? 못 지내길 비는 건 아니고?

- 네가 못 지내면 괴롭겠지. 잘 지내도 괴로울테고. 나랑 비슷하게 지내라 

이대로 시간이 멈추면 좋겠다.


그런 관계가 가능할까? 가능하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해본다.


#

네 바람대로 다 됐다면?

-결국 다 가졌겠지.

서로만 빼고

잔인한 가정법. 희망고문 그리고 현실도피. 



#


최우수 전 여친상

I MISS YOU 내 말은 내가 널 놓쳤다고

옛날 일이 바로 어제 같아. 지금도 어렸을 때처럼 유치하게 굴고 있잖아. 넌 아직도 철이 덜 들었어. 옛날하고 하나도 달라진 게 없어.


절제된 감정. 마음 같아서는 서로를 끌어안고 싶지만, 그 감정을 억누르고 절제된 감정만을 표출한다. 절제되었지만 진실되고 솔직한 낱말들과 문장들이 오간다. 그들의 진실어린 사랑이고 이것 또한 서로를 향한 배려일테니. 그만큼 사랑했으니

#


다 같이 살려고 집을 샀다는데 기뻐해야하는 거 아니야? 내가 잘못한 거야?

- 넌 잘못 없어 네 생각이 맞아.내가 널 만났던 것도 아저씨가 널 20년 넘게 키운것도 다 집 때문이야. 

첫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집부터 보러 갔어.집 없는 신세좀 끝내려고

- 집이 없어서 널 떠난게 아니야. 난 보금자리를 원했어. 

알아 사랑과 보금자리를 원했지. 이제 둘 다 줄 수 있어.돈 벌어서 집도 샀다고 네 소원대로 베이징에 집을 샀는데, 이건 사랑이 아니야?

-애당초 넌 내가 힘든 생활을 못 견딜거라고 생각했잖아.네가 잘 먹고 잘살게 되면 내가 무작정 좋다고 할 줄 알았어?

네가 원하는 사람이 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크..... 박원의 노력이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참 나도 그렇고 단순하다. 두 가지의 길을 함께 가지는 못한다. 하나의 길로 갔다 돌아온다고 해서 그 자리에 그 공기와 바람과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빠와 아들과 여자친구의 관계를 그려놓은 부분도 있다. 


우리 아빠가 오버랩되면서 마음이 찡해지더라. 아빠도 저렇게 말하고 행동할 것 같아서. 

너무나 뻔한 스토리이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나는 이상하게 이런 영화가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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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울에 집을 구하려는 이유


1. 서울이 좋아서

2. 주말마다 왔다갔다하는게 힘들어서

3. 월세를 감안했을때, 가치있는 것으로 판단되어서

->집이 있으면 무엇을 하고싶길래?


1. 내 공간에서 뭔가 꾸미고 가꾸고 창작하고 싶은 마음

2. 사람들을 초대해서 베풀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

3. 새로운 사람들(에어비앤비 OR 독서모임) 만나기 위한 발판



아빠 왈


초대하고픈 사람들도 살기 힘들어서 서울에서 떠날거야.

1차로 경기도에 내집마련 해놓고 팔면서 2차 서울 내집마련 하는게 좋을 것 같다

생각하자 고뇌하자 사색하자

끊임없는 생각이 살아갈 길이다. 


# 궁금증 : 중국사람에게 베이징이란 우리나라사람에게 서울과 같은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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