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타기

처음에 비해 달라졌다는 이유로

by JONGREE

아이슬란드로 여행을 떠난 이유는 아주 작은 곳에서 시작했지. 오로라도 아니고 백야도 아닌 책에서 시작했고 그 책을 백팩에 넣어 아이슬란드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한번 더 읽고, 책에 나오는 장소도 찾아갔으며 그 장소에서 기념품을 구매하기까지 했어. 바로 김동영 작가, 생선작가가 더 입에 감기지만,“나만 위로할 것”을 읽고 아이슬란드 여행을 꿈꿔왔지. 떠난 이유가 남달라서 그런지 나에게 아이슬란드는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 이상이었어. 자연을 보러 다니기도 했지만, 책에 나왔던 카페, LP가게, 거리 등을 다니며 그가 느꼈을 감정을 나도 느끼고 싶었고, 그가 글을 썼던 카페에 앉아서 커피 한잔 마시며 그를, 그의 책을 떠올렸고 그와 같이 글을 쓰고 싶었어. 그에게 보내는 편지를 끄적거리며 그를 처음 알게 된 날을 회상했지.

처음 마주한 날은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를 읽고 그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져 대학생 때 “나만 위로할 것”을 읽었었어. 그 당시의 나는 아주 파란만장한 패기와 꿈을 가진 학생이었지. 군대를 전역하고 첫 배낭여행으로 유럽을 다녀오고 난 후, 여행에 더 뛰어들고 싶어서 세계여행을 알아보다가 “여행대학”이라는 활동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는 세계여행이라는 소망을 품은 사람들이 모였기에 우리는 서로의 발돋움을 응원해주었지. 그렇게 2014년, 23살 나의 모습은 세계여행을 꿈꾸던 한 소년이었고 나의 눈동자는 세상 어느 누구보다 말똥거렸으며 순백했지. 세계지도 위에 밤하늘의 별을 이어나가듯이 내가 가고 싶은 장소를 이어나갔으며 그 별들 중에 아이슬란드도 포함되어 있었어.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시작으로 북미 중미 남미로 내려와 아프리카를 건너 인도와 동남아를 거쳐 호주로 가서 또 워킹홀리데이를 하고 한국에 잠시 들린 후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유럽을 지나 아이슬란드에서 마무리하는 경로였지. 지금도 이 지도를 펼쳐 보고 있자니 애잔하고 그때의 두근거림이 잔존해있고 뭔가 뭉클하기까지 하네.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최종단계를 앞두고 망설였던 기억이 새록새록해. 두려웠지만 설레었고 부담스러웠지만 떨렸고 걱정이 컸지만 기대도 컸던 순간이었어. 하지만 그 당시에 일찍부터 취업준비를 해서 워킹홀리데이를 포기했던 그 날의 기억은 아직도 먹먹하다. 만약 세계여행을 떠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과 가정들을 늘여보지만 자주 들어 늘어진 카세트테이프처럼 이제는 쓸모없게 되어버렸어.

세계여행의 꿈을 잠시 접고 그렇게 2014년, 23살 나의 모습은 처음과 다른, 순백하고 말똥거리는 눈동자가 아닌 어떤 사람들과도 비슷한 눈동자를 지닌 모습으로 바뀌었어. 그때부터였을까? 예전에 내가 알고 있던 내 모습과 달라진 것을 느꼈고 처음에 비해 달라진 모습으로 인하여 주변 사람들도 같은 느낌을 받게 되었지.

내가 처음에 비해 변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내 몸은 시체처럼 차가워지고 내가 나 자신이 맞는 건지 모르는 지경이 되었어. 지금의 내 모습이 정말 나의 모습이 맞는 걸까?

진정한 내 모습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나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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