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의 애교 본능 : 눈빛 한 방이면 충분해

- 사랑하는 나의 반려견(3)

by 꿈꾸는바람

우리가 과일을 먹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별일 없던 평범한 하루였는데, 이상하게도 그 장면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우리 강아지는 늘 그렇듯 조용히 집안을 어슬렁거리다 식탁 앞에 멈춰 앉았다.
그리고는 커다란 눈으로 조용히 나를 올려다봤다.
말도 없고, 짖지도 않고, 그저 가만히. 그 눈빛 하나만으로 모든 걸 말하고 있었다.


“나도 한 입만.”


진짜 말을 했다면 아마 그보다 덜 놀랐을지도 모른다. 너무도 간절하고 또렷한 눈빛이었다.
먹을 수 있는 과일이었기에 조심스럽게 강아지를 안았고, 조심스레 내밀었다. 그렇게 우리는 처음으로 과일을 나눠 먹었다.


그 이후로 신기하게도 우리가 무언가를 먹을 때마다 팔에 얼굴을 기대고, 장화 신은 고양이처럼 동그랗고 촉촉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간식을 먹고 싶을 때도, 산책을 가고 싶을 때도, 그 눈빛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너무도 절묘한 타이밍, 너무도 그럴듯한 표정, 그리고 항상 성공하는 애교 작전.

문득 궁금해졌다. 이걸 누가 가르쳐준 걸까?


우리는 단 한 번도 “귀엽게 굴면 줄게”라고 말한 적이 없다.

하지만 강아지는 어느 순간 스스로 터득해버렸다. 마치 본능처럼 아니면 아주 노련한 계산처럼.


애교도 결국 본능일까?
야생에서는 살아남는 것이 먼저이지만, 사람 곁에서 살아가는 강아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사랑받는 것이다. 그러니 마음을 사로잡는 법을 알아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강아지는 사람의 감정을 잘 읽는다. 특히 우리 강아지는 푸들이다. 표정에 민감하고, 분위기를 타고, 사람의 기분을 읽는 데 아주 능숙한 녀석. 우리가 웃으면 꼬리를 흔들고, 우리가 울면 조용히 다가와 기대어준다.

그 눈빛은 단순한 요청이 아니다. 작은 위로이자, 함께하고 싶다는 인사다.

나는 가끔 그런 눈빛에 마음이 묘하게 울컥한다.
내가 힘들어도 말 못 하고 있을 때, 강아지는 언제나 그 조용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말은 없지만 모든 감정을 말해주는 눈빛. 그 작은 얼굴이 팔에 살짝 기대어올 때, 나는 알게 된다.
우리 강아지와 내가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그리고 오늘도 그 눈빛에, 지나칠 수 없는 애교에 또다시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선택과 책임의 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