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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풀사이로 May 10. 2023

모닝페이지가 뭔데요?

Q&A로 알아보는 모닝페이지

아침마다 모닝페이지를 쓰고 있어요. 2021년 하반기부터 쓰기 시작했으니, 이제 1년 반 정도 된 것 같습니다. 도통 뭘 꾸준히 못해서 '사소한 꾸준함을 가진 사람이 되기'가 삶의 목표인 제게는 꽤 긴 시간입니다.


인스타그램에 자주 언급하고, 출간한 책에도 언급했더니 종종 질문을 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모닝페이지는 제 삶에 많은 변화를 일으킨 루틴이고, 특히 퇴사 후 일상을 알차게 꾸리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주간보고에 소개해보려고요. 자주 질문 주시는 내용을 Q&A로 정리해 봤어요.




Q. 모닝페이지가 뭔가요?

A. '아침에 하는 글쓰기 명상'이에요. 줄리아 카메론이 저서 '아티스트 웨이'에 소개한 창조성 회복 방식인데요. 매일 아침 의식을 흐름을 손글씨로 3페이지 정도에 적는 일입니다. 저는 '아티스트 웨이'에서 제안한 방식 그대로가 아니라, 저에게 맞는 방식으로 변형해서 하고 있어요.


Q. 아침 언제 쓰나요?

A. '아티스트 웨이'에서는 기상 직후를 권장하고 있어요. 칼 융의 심리학에 따르면, 기상 후 45분 정도가 지나면 자기 방어 기제가 작동한대요. 그전에 스스로와 솔직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기상 직후가 적당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기상 - 이부자리 정리 - 소망이 케어 - 양치 - 마실 것 준비 후에 모닝페이지를 씁니다. 시간이 꽤 경과되지만, 앞선 과정이 다 수행된 상태로 책상에 앉아야 마음이 편하고 집중이 잘 되더라고요.


Q.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쓰면 안 될까요?

A. '아티스트 웨이'에서는 손글씨로 쓰기를 권장하고 있어요. 손으로 쓸 때와 타이핑을 할 때 우리 뇌가 다르게 반응한대요. 저는 처음에 손글씨가 익숙하지 않고, 생각의 속도를 쓰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답답했는데요. 손이 받아쓸 수 있는 속도로 가야만 떠오르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저 또한 손글씨로 쓰고 있어요.


Q. 꼭 3페이지를 써야 하나요?

A. 저는 2페이지를 쓰는 날도, 3페이지를 채워 쓰는 날도 있는데요. 처음 모닝페이지를 쓰신다면 3페이지를 채워 쓰시기를 추천합니다. 처음 모닝페이지를 쓰기 시작했을 때를 돌이켜보니 1, 2페이지에는 솔직한 이야기가 잘 꺼내지질 않더라고요. 아무래도 무의식을 쓰는 게 익숙하지 않고, 자기 검열이 심해서였던 것 같아요. 2페이지를 다 쓸 때까지 나오지 않던 생각들이, 그다음 페이지에는 나오더라고요. 


Q. 매일 써야 하나요?

A. 물론 권장은 빠뜨리지 않고 매일 쓰기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쓰지 않는 날도 있어요. 컨디션이 안 좋아서 쓰기에 집중할 수 없다던지, 이른 오전에 해야 하는 다른 중요한 일이 있다던지 한 날이요. 습관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즐겁게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게 오래 지속하는 힘이 된다고 생각해서요.


Q. 어떤 효과가 있나요?

A. 꾸준한 기록이 생기니까 스스로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요. 한 걸음 물러나서요. 내가 몰랐던 나의 생각과 경험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게 되기도 하고요. 예약과 비용지불이 필요 없는 든든한 마음상담 선생님이 생긴 것 같은 효과도 있습니다. 저는 제가 기록한 모닝페이지들을 살펴보며 삶의 지름길을 발견하기도 하고, 결국 모든 것들이 지나간다는 단순한 순리를 체감하기도 해요. 무엇보다 기록하는 습관이 생기고, 쓰는 시간이 즐거워집니다. 모닝페이지에 썼던 문장들이 긴 글의 시작이 되거나 새로운 프로젝트의 재료가 되는 경우도 많고요. 퇴사원 주간보고나 다른 에세이들도 대부분 모닝페이지에 썼던 문장들에서 시작됩니다.


Q. 주의할 점이 있을까요?

A. 가장 중요하면서 어려운 게 '자기검열하지 않기'인 것 같아요. 나만 보는 기록인데도 자꾸 말을 고르고, 가상의 독자를 의식하게 되더라고요. (시간이 꽤 걸리지만) 떠오르는 대로 일단 쓰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고요. 8주가 되기 전엔 이전에 쓴 기록을 읽지 말라고 하는데요. 이 또한 자기 검열, 자기비판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입니다. 또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보안을 철저히 유지하는 것이에요. 모든 일상과 감정이 기록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공개되거나 분실했을 때 아주 난처해질 수 있거든요. 또 그럴 위험을 인지하는 순간, 의식의 흐름대로 기록하기 어려워지고요. 이 기록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해요.


Q. 어디에 무엇으로 쓰나요?

A. 몰스킨 클래식 플레인 L사이즈를 사용하고 있어요. 펜은 여러 가지 사용해 봤는데, 짧은 시간에 써내는 분량이 많기 때문에 가벼운 볼펜이 최고더라고요(멋지고 무거운 펜으로 며칠 쓰다 손목에 병난 사람 여깄어요).


Q. 나만의 tip이 있나요?

A. 모닝페이지와 불렛저널을 결합해서 하나의 노트에 쓰고 있어요. 연간 계획 - 월간 계획/회고 - 주간 계획/회고 - 매일의 모닝페이지가 하나의 노트에 담기도록요. 한 권의 노트에 제 한 시절이 담기는 거죠. 또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집중이 되지 않는 날은, 그림이나 도형을 접목해서 기록하기도 해요.


Q. 도움이 될 만한 다른 콘텐츠가 있나요?

A. 유튜브 채널 '캐스터북스'의 영상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모닝페이지편 *불렛저널 셋업편


오늘도 왠지 분량조절에 실패한 것 같습니다만, 모닝페이지를 쓰고자 하셨던 구독자님께 작은 도움과 우연한 계기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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