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운 게 뭔지는 이제 잘 모르겠다. 독 안에 질퍽거리는 장에 손을 푹 담가본다. 손가락을 하나 제대로 펴지도 못하겠다. 풍선을 부풀려본다. 펑 터졌다. 나는 뭘까. 웃어보니 입가만 파르르 떨린다. 떨리는 손으로 입가를 잡아준다. 영 미소라 부르기에 부족하다. 눈을 감아보니 내가 보인다. 찬 바람이 스치는데 멍하니 서있다. 저것도 나 같지는 않았다. 눈을 떠 나를 부르짖는다. 내가 보이지 않는다. 살고싶다. 숨쉬어 내고 싶다. 허허벌판에 숨소리만 휑하다. 나는 없는데 누군가는 나를 바라본다. 숨소리만 들리면 나인가 보다. 나는 내가 보이지 않는 걸. 피를 봤다. 오 있긴 있구나, 나. 존재하는구나. 뚝뚝 떨어지는 핏방울은 완벽한 미소를 짓게 해줬다. 감사회로가 돌아간다. 하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