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럽혀졌다. 더러운 나는 땅에 거꾸로 묻혀 있어야 했다. 깨끗한 너를 더럽히고 말았어. 허공에 손짓하며 햇빛을 서랍에 담아보았다. 언젠가 너의 얼굴을 마주하고 이 빛을 꺼낼 날이 내게 오길. 나는 나를 털어낸다. 너에게 미소를 보일 그날을 위해. 깨끗해진 내가 나중에 너를 닦아줄게. 우리 조금만 울고 있자. 그때 너를 빛처럼 안아줄게. 그땐 하얀색을 만들어줄게. 널 생각하며 날 더 열심히 털어내고 깎아낼게. 혹여 이번 생이 아니라도, 넌 결국 나에게 빛으로 평생 남을 거야. 그리고 내 비밀스러운 서랍 안 쪽 너를 넣어둘 거야. 연이라는 건 절대 스치는 게 아니라고 했어요. 언젠가 나를 때려주세요. 세상 모든 아름다움은 당신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