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 부산정착의 숨은 공신

글쓰기의 시작

by 도토리수집가

글을 읽어보니, 박근혜 탄핵 후 대선일에 작성한 글이네요.

윤석열 탄핵 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다시 읽게 되니 기분이 그렇습니다. 나부터 좀 더 잘 살아봐야겠습니다. 내 뒷모습이 부끄럽지 않도록.



2편: 부산 정착의 숨은 공신


연휴기간 황사에 뭘 하셨나요? ^^

저는 미세먼지가 엄청나다는 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절곶으로, 송정해수욕장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애들이야 뭐 그러거나 말거나, 바람불어 고생하더라도 바닷가에 내놓으니 난리가 나더군요.


어릴 때 생각하면 황사, 이런 것의 영향을 받아본 일이 없어서 황사나 미세먼지의 영향을 아직도 간과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사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이런 것들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으로 클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황사 뿐만 아니라, 기후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제 고향은 제주도입니다.

다들 제주도라고 하면, 떠나요~ 둘이서~ ♪♬, “제주도 푸른밤”을 떠올립니다만, 나름은 제주시내에서만 살아서 시골이나 바다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거기가 제주도일뿐, 다를 것은 없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대학을 서울로 가고, 근 10여년을 서울에서 지내다가 부산에 정착하게 되었는데, 부산을 살아보니 비로소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날씨, 기후의 영향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기후의 정의를 살펴보니, 어떤 장소에서 오랜 기간 동안 나타난 강수량, 기온, 바람 등을 평균한 것으로, 일정한 지역에서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대기현상의 평균적인 상태라고 합니다.


올 겨울에 교육을 받으러 서울을 가면서 돌이켜 보니, 서울에서의 겨울은 정말 추웠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 2학년때인가 처음 서울서 겨울을 보냈을 때 그 추위는 처음 경험해보는 것이어서 정말 추웠습니다. 특히 하숙집 보일러가 동파되어서 덜덜 떨었던 기억은 정말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울서 겨울을 보낸 때는 첫 애를 임신해서 배가 불렀을 때, 임신성 당뇨로 반드시 운동이 필요했었기에 환승역에서 갈아타지 않고 좀 먼 지하철역인 학동역에서 역삼역까지 한 2킬로미터쯤, 목도리 칭칭 감고 뒤뚱거리며 빙판길 넘어질까 조심하며 열심히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그런지 서울 살이는, 제주도 출신인 저에게 늘 타향살이를 확인시켜주는 것 같았습니다. 10년쯤 살면 기온과 기압은 달라서 날씨가 좋아도 추운 걸 알 법한데, 초겨울 창문으로 보이는 맑은 하늘에 늘 속는 기분.


그런데, 부산 날씨는 비오고 바람불고 안 춥고 따뜻한 것이, 딱 제주도 같았습니다. 고향에 온 기분, 살만한 곳이라는 느낌, 그래서 다시 서울을 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이렇게 정착해나가는 중입니다. 친구 하나 없고 만날 사람 하나 없어도, 회사, 집만 오가는 생활을 해도 부산은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기후의 영향력은 상당한 것 같습니다. 살면서 기후가 그렇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었는데 말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삶은 생각지 못한 많은 것의 영향을 받고, 또 생각지 못한 많은 것에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가족으로부터, 출신지로부터, 학교로부터, 사회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가족에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회사에, 사회에 다시 많은 영향을 끼치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독서모임에서 만난 많은 분들이, 다들 “선한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제가 있는 곳에서부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오늘은 선거일입니다. 다들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시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2017) 1. 라푼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