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단상
이다겸
신축년 첫날을 ‘언텍트(비대면)으로 시작됐다. 지난 1년 이상을 매일 “오늘 신규 확진자는 몇 명이다. 앞으로 2,3일 또는 주말이 감염 확산 고비”라는 반복적인 하루살이 뉴스를 들었다. 역사상 요즘처럼 다른 사람 건강상태까지 체크하던 때가 있었던가 싶다. 어디를 방문하든 발열체크가 필수적인 절차가 됐다. 우리나라는 물론 지구촌 전체가 마스크 사용이 일상화된 사회로 급변했다.
마주하는 사람들은 약속을 한 듯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나눈다. 마스크는 환자가 사용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깊었으나 이제는 새로운 상징이자 필수가 되었다.
마스크도 패션이다. 마스크는 대, 중, 소로 나뉘어 다양한 색상과 변형을 준 모양이 등장했다. 옷과 맞춤을 한 마스크를 쓴 사람을 보면 센스까지 느껴진다.
마스크는 나 자신, 가족을 지키면서 사회를 지키는 타인에 대한 배려다.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고 마스크 5부제로 인해 요일을 정해 마스크를 사는 시기도 있었다. 마스크 목걸이가 등장했다. 집을 나설 때 마스크는 챙겨 달라는 압박도 준다. 평소 마스크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바람이 부는 날은 따뜻함마저 주는 편안함에 물들고 있다. 내과 병원에는 환자들이 줄었다. 는 뉴스를 보았다. 겨울에는 나도 목감기로 해마다 이비인후과를 방문했다. 마스크를 쓰고 나서는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지 않는다. 마스크 미착용, 이태원 집단 감염자들은 국민들의 질책을 받았다. 피가 뜨거운 젊은이들을 이해하지만 지금은 스스로 건강을 지켜야 할 때다.
T.v를 통해 방독면을 쓴 의료진을 본다. 자신 본분을 다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의료진들 모습을 보면서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 열심히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뛰는 사람들도 있는데 코로나 감염 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퇴근하면 마트 방문 외는 외출을 자제한다. 오히려 마음과 몸이 편안하다. 운동하고, 공부하고 충분한 휴식을 즐긴다. 휴일에는 맛있는 요리 만들기에도 관심을 가진다. 새벽 헬스도 휴무지만 새벽 5시 10분 알림이 울린다. 음악을 끄고 다시 누워 책을 본다. 편안한 새벽을 즐기니 비만이 걱정되지만 우선은 편안함이 좋다.
삶이 긴장이다. 코로나 수칙 잘 지키는 나이대별 통계를 보았다. 40대 이상 중년, 노년층이 지속적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20대가 최저다. 아직 삶이 주는 연륜이 부족해서일까, 걱정이 앞선다. 코로나는 잠복기가 길고 무증상으로 감염이 된다. 고 하니 당분간 사람들 만남은 피하고 거리 두기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입술 루주가 필요 없게 되었다. 소비자들이 여성이라 타격이 크다는 소식이 들렸다. 음식을 먹을 때는 입술을 닦는 버릇이 있는 나로서는 금상 첨하다. 입술 루주 안 발라 좋고 입술이 늘 깔끔하니 닦을 필요가 없어 투명 바셀린 바르는 것으로 만족한다.
해외토픽과 국내 코로나 관련 기사가 신문과 TV 화면을 채운다.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다. 코로나와 무관하다는 듯 파티를 즐기던 사람들. 지난 7월 미국 앨라배미주에서 일부 대학생들이 코로나에 먼저 감염되는 사람에게 상금을 주기로 약속하고 파티를 열었다가 보건 당국에 적발되었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씁쓸한 마음을 가졌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어떤 선택의 기로에서 늘 아래로, 더 아래로 가야 한다.”라고 했던 故노회찬 의원 말이 생각난다. 그는 삶 방식을 두 가지로 나뉜다. 남을 배려하고 더불어 사는 인간을 지향하는 사회다. 다른 하나는 인간끼리 경쟁을 부추기며 강한 자만이 부를 누리는 사회다. 힘들 때 서로 도움을 주는 착한 임대인을 보고,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사람들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모습도 보았다. 코로나19는 경제, 문화. 교육, 여행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계속 변이 되는 바이러스가 언제 종식될지 예측 불가하여, 불안과 공포를 동반한다.
세계가 한마음이다. 밤 9시면 도시 불이 꺼진다. 가게도 문을 닫는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어려움 속으로 치닫고 있다. 주식과 아파트 가격은 연일 최고라는 뉴스를 전한다.
코로나 확진자 동선 추적은 통신기술 발달이다. 폰 앱을 통해 수시로 알려주는 대한민국 소식과 부산 시내, 우리 동네, 사무실 동네에 환자 확진이 큰 관심사다. 나부터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잘 지키자는 생각을 한다. 주변 지인들한테 건강 지키자는 안부를 전하고 안부도 받는다.
코로나 19라는 재난으로 시민들은 마스크 속에서 입을 다물고 있다. 외부활동은 거리두기로 제한되고 일상적인 행동들이 여전히 제약 속에 있다. 집콕이 일상화되다 보니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많아졌다는 좋은 점도 있게 된다.
거리 제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예방수칙을 잘 지키고, 이타심과 연대의식을 가질 때 우리에게 닥친 재난을 극복하여 새로운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힘든 시기가 지나고 웃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평범한 일상이 와서 좋아하는 지인들과 따듯한 차 한 잔을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