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회사와 이별을 결심하는 순간이 언제일까요?
올해 실적이 안 좋았을 때?
구조조정을 시작할 때?
승진, 진급에서 누락되었을 때?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에 미래가 없다고 느끼거나, 이 회사에서는 '나'의 미래가 없다고 느낄 때 모든 직장인은 100% 회사와 이별을 결심합니다.
회사가 오늘내일 하고 있는 경우, 당장 망하지는 않겠지만 조금씩 망해가고 있는 경우, 망하지는 않겠지만 더 성장하지도 못한 채 딱 지금 정도로만 갈 것 같은 경우에 직장인은 '이 회사'에 미래가 없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또 회사 자체는 아무 문제없고 여러모로 만족스러운데 더 이상 이 회사에 내가 있을 자리가 없는 경우, 내가 더 올라갈 가망이 없는 경우에도 직장인은 역시 회사와 이별을 결심하게 됩니다.
다만 여기서 이별을 결심한다는 것이 곧 퇴사, 이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 세상에 퇴사는 어지간한 자신이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한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면 이직밖에 없는 것 아냐?'라고 생각하실수도 있겠습니다만, 이직 외에도 하나 선택지가 더 있습니다.
회사는 당장의 현금흐름 창출용으로 사용하고 여가활동, 부업, 취미생활, 자기 사업 등 다른 쪽에 주력하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더 이상 회사에 바라는 것도 없고 승진에 목을 메지도 않으니 회사일에 훨씬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고 초연해지며 때로는 당당하게 될 수 있기까지 합니다.
회사입장에서는 골치아플겁니다.
차라리 퇴사를 하거나 이직을 해버리면 모르겠는데, 회사에 남아서 의욕을 보이지 않고 최소한의 주어진 일만 해내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이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어느 회사고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으려는 회사는 없을 것입니다.
축처진 조직문화, 분위기에서 무슨 성과가 나오고 혁신이 나오며 고객만족이 생기겠습니까?
그런데 승진에도 관심이 없고 성과급에도 별 관심없이, 그렇다고 자기 일을 안 하는 것도 아니니 일로써 뭐라고 하기는 어려운 그런 직원들이 다수가 되어버리면 참 미칠 노릇이겠죠.
하지만 이는 자업자득이니 회사는 뭐라고 하면 안 됩니다.
만약 그런 사람들이 회사에 많다면 그 사람들은 이 회사에 '나'의 미래는 없다고 결론내린 사람들일 것입니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현저히 불공정한 인사가 계속 반복되어 왔기에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에 기대를 접었거나, 특정 출신들이 주요요직을 완전히 장악한 경우일 것입니다.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해봐야 어차피 올라갈 수 없고 받을 수 없는 고과라면 뭐하러 회사일에 열심히 하겠습니까?
그렇게 죽어라 뛰고 일한들 최종적으로 과실을 챙겨가고 생색내는 것은 다른 사람들일텐데요.
사람마다 사정과 판단이 다르니 이직은 안하더라도 그 조직에서 받을 것은 확실히 챙기되 내가 월급 이상으로 회사에 뭘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주 합리적인 의사결정일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겠습니다만 제 처가 제게서 마음이 완전히 떠났는데도 제 곁에 계속 있다면 그것만한 굴욕은 없을 것 같습니다.
회사나 사람이나 "있을 때 잘하라"란 명언을 결코 잊으면 안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