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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Aug 16. 2022

앞으로 10년간 이준석 없이 정치를 논할 수 없을 것

올해 1월에도 이준석 대표(전이라고 해야 하나요 아니면 가처분 전이니 아직 현이라고 해야 할지 저도 헷갈리네요 ㅎㅎ)의 정치생명에 대해 썼던 기억이 납니다.

https://brunch.co.kr/@sugo30/103 


최근의 정치상황, 이준석 대표(글을 작성하는 8.16은 가처분 결론 전이므로 현이라고 하겠습니다)에 대해서 저는 이제 정치생명에 문제가 없는 수준을 넘어서서 앞으로 10년간 우리나라 정치에서 싫든좋든 이준석이라는 인물을 제외하고는 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 이준석에게 스토리가 생기고 있고, 그 스토리에는 진정성이 엿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핵심은 스토리에 있고 그 스토리는 진정성이 있기에 완성되었습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영호남 갈등이 극심하던 때에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며 우직하게 경상도에서 출마를 거듭하는 그 모습에 사람들은 반했고 진정성을 느꼈습니다.

3당 합당에 반대하며 반대토론을 해야한다며 외치면서 제지당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짠함을 느꼈습니다.


지금 이준석 대표는 최초의 30대 야당대표로 선출되어 큰 선거를 연이어 이기며 여당대표가 되었습니다.

이대로 꽃길을 걸을수도 있지만 당내 기득권과 대립각을 세우며 현재의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저는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사건의 진실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텔레그램 사건 등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그 이면에 여당 내의 권력투쟁이 있다는 것은 이제 전국민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민주당을 비판하던 논리가 무색하게 무리에 무리를 거듭하며 비대위를 출범시켰습니다.

그 사이 이준석 대표는 지방을 전전하며 당원들을 만나고 노래를 부르고 함께 춤을 췄습니다.


13일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그가 외친 것은 - 그 말들이 진실인지는 앞으로 그의 정치행보가 말해줄 것이나 - 새로운 보수의 길을 가고자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당내 기득권 세력의 이해관계와 의도를 벗어나 새롭게 아젠다를 발굴하고 다음으로 나가는 길을 제시하자는 것으로 저는 이해했습니다.

그 방편과 상징적인 정책이 여가부 폐지였다는 말이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이준석 대표에게는 꽃길을 걸을 기회가 충분히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과정 내내 그리고 대선, 지선이 끝난 후에도 본인의 주장을 관철하며 대립각을 세우다 이제 막 출범한 대통령과 충돌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통해 통상 정권 말기에 유력주자들이 표심 관리를 위해 대통령을 들이받는 것과는 다른 스토리와 진정성이 생겼습니다.


2030의 대변자가 반드시 이준석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준석의 스토리와 진정성을 능가하는 것이 없는 한, 이준석의 대체제는 나오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2. 메세지에 반박하기 어려울 때 메세지를 전달하는 사람, 태도를 문제삼는다.


의사가 말기암 환자에게 "당신은 곧 뒈집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죄송합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십시오."라고 하는 말의 메세지는 동일합니다.

전자의 경우에 얘기를 듣는 환자와 가족이 화를 내고 항의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메세지 자체는 오진이 아닌 한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현실에서 전자와 같이 말하는 의사는 없을 것입니다)


소위 이준석 싸가지론이 저에게는 위와 같은 얘기처럼 이해됩니다.

13일 기자회견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이준석의 전략이나 분석이 잘못되었다면 더 나은 대안을 내면 됩니다.

이준석의 말하는 태도에 대한 부분은 메세지 자체에 대한 반박과 함께 할 때 더욱 효과를 발휘합니다.

그러나 작년 대선때부터 지금까지 대통령을 포함해 어느 누구도 이준석보다 나은 대안과 아젠다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말하는 방식이 중요한 것은 피해자, 약자를 대할 때입니다.

성범죄 피해자, 이번에 물난리를 겪은 수재민에게는 메세지 이상으로 그 메세지를 전달하는 화법이 중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대통령, 여당 내 핵심세력이 약자입니까?

오히려 수재민에 대한 배려없는 언행으로 문제된 것이 누구입니까?


부모가 도박에 빠지고 바람을 피우는 것을 자식이 따끔한 말로 지적했다고 해서 그 때도 싸가지론으로 몰아갈 것입니까?

제자가 스승의 폭언과 부정한 행위를 신랄하게 말하면 있던 사실에 대한 면죄부가 됩니까?

싸가지론은 강자의 잘못을 지적하는 곳에서는 본질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운 프레임입니다.

이 점을 착각하면 안됩니다.



3. 지역구 정치인과 전국구 정치인은 다른 것 아닐까?


어쩌면 지역구 정치인과 전국구 정치인은 같은 곳에 속해있지만 본질적으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비유하자면 지역구 정치인은 안정적인 대기업, 공공기관에 다니는 직장인, 전국구 정치인은 자기사업하는 프리랜서 같다고 할까요?


지역구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공천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당에 속해있다는 사실, 그 당에서 공천을 받아야만 다음 국회의원 임기가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독자적인 실력, 명성으로는 당선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그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의 방침을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따르며 지역의 이권을 위해 발벗고 나섭니다.

때로는 그것이 국가에 좋지 않고 심지어는 당에 해가 된다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반면에 전국구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중도층의 지지입니다.

큰 꿈을 꾸고 있는 정치인에게 중도층의 지지는 그 꿈을 이뤄줄 핵심적인 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때로는 당에게 손해가 되더라도 그 정책을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뚝심과 강단이 필요합니다.

또 상대당이라 할지라도 협력하고 손을 잡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현재 여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난맥상은 어쩌면 지역구 정치인들이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성찰과 변신 과정 없이 전국구 정치인이 되어 국사를 담당하는 것에서 나온 것인지도 모릅니다.



4. 결론


물론 이준석 대표의 정치역정에 부침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부침은 다른 정치인들은 정치인생 내내 한 번도 겪을까 말까 한 큰 건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가 13일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일단의 것들을 지속해서 추진한다면 앞으로 10년간 대한민국 정치를 논할 때 그를 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가 모든 사람들을 대표하지는 않더라도 일단의 사람들을 대표할 것이며, 새로운 아젠다를 던지는 주요 인물 중 한 명으로 계속해서 자리잡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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