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은 각기 달라도 진짜고객을 외면한 모든 조직은 필연적으로 망한다.
정부, 정당, 기업 및 자영업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 이구동성으로 "고객이 제일이다", "고객이 최우선이다."라고 말을 합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조직은 극히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 많은 조직들이 진심으로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면, 경영학 사례연구는 '모든 조직이 성공하는데 왜 유독 저 조직만 실패했나?'가 되어야 할텐데 그 반대임을 생각하면 절대다수의 조직이 그렇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시사잡설은 제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와 대안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제가 말씀드리는 진짜고객이란, "그 조직의 지속, 발전에 핵심적인 고객"을 말합니다.
극단적으로 다른 고객이 다 떨어져도 진짜고객만 잡고 있는 한 망할 일이 없게 해주는 고객, 상황이 좋아지면 쭉쭉 치고나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되는 고객을 말합니다.
B2B기업이라면 상대 기업의 계약결정권을 가진 전결권자와 실무자가 진짜고객일 것이고,
B2C기업이라면 지금 내 물건을 사서 사용하고 있는 고객일 것이고,
정당이라면 나에게 표를 줄 유권자일 것입니다.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1) 사실상의 독점상태라 진짜고객을 신경쓰지 않아도 크게 지장이 없는 경우
B2C기업이 진짜고객을 소홀히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독점상태에서는 고객이 울며겨자먹기로 쓰지 않을 수 없으니 진짜고객에 소홀해도 괜찮은 것이죠.
2) 내 물건을 사줄 진짜고객은 외면하고 내가 팔고 싶은 고객만 바라보는 경우
변화된 패러다임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부정하고 변화 전의 화려한 시절만 생각하고 내가 팔고 싶은 고객만을 바라보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통신업계의 노키아, 최근 철수를 선언한 LG전자 핸드폰이 그 예가 아닌가 싶습니다.
3) 외부의 진짜고객보다 내부고객만을 바라보는 경우
정부부터 공공기관, 기업 심지어 시민단체까지 모든 조직의 고객은 외부에 있지 내부에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외부의 진짜고객을 상대로 성과를 거뒀어도 내부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 모든 구성원은 내부고객만을 바라보고 일하게 됩니다.
4)진짜고객 자체를 못 잡고 있는 경우
앞의 1)~3)은 그나마 진짜고객이 누군지를 인지하고 있거나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는데, 4)는 가장 최악의 경우로서 나의 진짜고객이 누군지를 정말로 모르는 경우입니다.
저는 진짜고객이 누군지를 알고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냉정하고 정확한 '자기객관화'가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4)의 유형에서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햄버거의 고급화가 한 예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실텐데 고대앞의 유명한 영철버거는 고급화전략을 추구했다가 경영위기에 빠진 적이 있고, 대형 프랜차이즈 햄버거들도 고급화전략을 썼다 결과기 신통치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영철버거의 경우 이영철씨는 인터뷰에서 "좋은 재료를 쓴 버거에 적정한 값을 매긴 것을 왜 고급화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말씀(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32204)하셨는데,
저도 그렇고 많은 소비자들은 특정 재화에 사용가능한 암묵적인 단가범위가 있는데 햄버거의 경우 그 기준점이 낮은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치를 예로 들면,
군소정당은 어차피 집권을 노리지 않으니 중도층은 과감히 버리고 유권자층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어떤 정당도 이들을 대변하고 있지 않은 바로 그곳에 깃발을 꽂아야 합니다.
반대로 집권을 노리는 거대당은 중도층의 지지없이는 집권이 절대로 불가능하니 모든 정책설계, 메세지 하나하나에서 중도층을 염두에 둔 언행이 필요합니다.
예시에서 느끼셨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자기객관화는 아래 1) + 2) + 3)의 교집합이자 종합결론입니다.
1) 기존에 사람들이 형성하고 있는 시각, 통념
2) 내가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포지션, 달성하고 싶은 목표
3) 내가 할 수 있고 가장 잘 하는 것
자기객관화만 확실하다면 진짜고객을 모를려야 모를 수 없고, 착각하려 해도 착각할 수 없을 것입니다.
4. 마치며
이 글을 읽는 독자께서 제게 "당신은 당신의 진짜고객이 누구인지 알고 있느냐? 그들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느냐?"라고 묻는다면,
저는 "그래서 지금 브런치를 쓰고 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물론 여전히 부족한 점은 많지만 그 부족함을 인지하였다는 점에서 그래도 제가 나아졌다는 점과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봅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