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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Jun 02. 2021

[시사잡설]네이버 갑질사건 희생자분을 애도하며 외칩니다

네이버 갑질사건이 남의 일일까요? 2,044만 임금근로자 모두의 일입니다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안히 지내시기를 기도드릴 따름입니다.

그리고 유가족분들은 너무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하고 이분들을 위해 함께하는 사회의 모습을 우리 모두가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일의 철저한 원인규명과 대응을 통해 제2, 제3의 피해가 방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얼마전 국내 IT기업의 대명사, 한국의 구글이라고 해도 좋을 네이버 직원이 안타까운 선택을 한 것이 뉴스가 되었습니다.

([단독] 전 직장서도 악명 높았는데..네이버 직원 비극의 씨앗은? (daum.net))


그런데 이어지는 보도를 보면 볼수록 이 사건은 제가 짧게나마 사회생활을 하며 느낀 부조리함이 가장 심각하게 터져나온케이스인 것 같았습니다.

직간접적인 경험 유무에 따라 공감의 정도는 다르겠지만 직장인들이시라면 공감하실 수 있는 분들도 적지 않으시리라 생각됩니다.


네이버 개발자 죽음의 증언..IT업계선 "바닥 좁고 학연 세다" (daum.net)


[단독] 'IT 기업'은 다를 줄 알았는데..보복성 '인사팀 기타' 발령 (daum.net)


'한국의 구글' 아니었나..전·현직 직원들이 말하는 네이버·카카오 (daum.net)


누구나 생각할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이런 일을 사전에 막을 수는 없었을까?'


일전에 저는 제 글 "무능한 중간관리자가 살아남는 이유, https://brunch.co.kr/@sugo30/31"에서 아래와 같이 쓴 적이 있습니다.

"또한 인사권자가 중간관리자를 세운 것은 팀원들을 관리(라고 쓰고 갈굼)하라는 것도 있습니다.

설령 무능한 중간관리자와 팀원들 사이의 갈등이 인사권자에게 전달이 되더라도, 그 갈등이 마지막에 얘기할 내용처럼 인사권자 본인에게 해가 되는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 한 인사권자는 "원래 애들 관리하고 몰아붙이다 보면 불평불만은 당연히 나오는거지 뭘 그런 걸 가지고..."라고 반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 본 관련 뉴스의 한 부분입니다.

"수개월 전 네이버에서 이직한 김모씨도 이직 사유로 B씨의 괴롭힘을 꼽았다. 김씨는 B씨에 대해 "늘 한 명을 타깃으로 삼아 정신적으로 끈질기게 괴롭히던 사람"이라며 "A씨 역시 특별히 마음이 여리기보다는 지극히 평범한 직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측은 B씨를 제어하긴커녕 알아서 직원들을 잘 닦달한다며 마음에 들어했다"고 주장했다."

("그 상사에 나도 당했다" 죽음으로 밝힌 네이버 '사내 갑질' 후폭풍 (daum.net))


제가 "무능한 중간관리자가 살아남는 이유" 글에서 저 대목을 자신있게 쓴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저 자신이 당했던 일이기 때문입니다.

본래 하급자가 상급자와 충돌할 경우 회사는 상급자를 편드는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경우에서는 하급자가 배겨나기 어렵습니다.

돌이켜보면 아찔한 순간이었는데 제 경우는 여러가지 행운과 우연이 겹친 끝에 회사를 그럭저럭 다니고는 있습니다.


세상의 어떤 문제든 정확히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더욱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외면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기업은 물론 국가를 포함한 모든 조직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더 이상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는 넘어갈 수 없습니다. 

도처에서 어이없고 황망한 사고로 죽어가고 다쳤던 수많은 희생자들이 계속 외쳤던 것은 구조적인 문제해결이기 때문입니다.


구조적인 문제해결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지금 당장은 조직이 잘 돌아가고 있기 때문니다.

구조적인 문제라는 말 자체가 10년 후, 20년 후 이 조직의 존립에 관계된 것을 뜻하고, 바로 한 달이나 1년 후에 회사가 어떻게 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 사모펀드에 매각되어 화제가 되고 있는 한 기업의 경우 본격적인 위기의 시작은 무려 8년전인 2013년이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조적인 문제해결이 어렵다면, 우리는 손을 놓고 있어야 할까요?

아닙니다.

오늘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내일은 나의 문제가 될 수 있고 내 가족의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소위 월급쟁이 임금근로자들은 무려 2,044만명에 달하니까요(2019년 경제활동인구연보 29, 30p 기준)

이 수치는 전체 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자 2,712만명 중 75.3%에 달하는 숫자(자영업 등 제외)입니다.


월급쟁이들은 본인이 속한 기업의 직원인 동시에 소비자이기도 합니다.

내가 소비자로서 더 정당하고 제대로 된 대우를 받기 위해서도 특히 B2C기업의 경우에는 나와 같은 소비자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직원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일련의 행위는 가깝게는 소비자인 나의 권익 향상으로 돌아올 것이고 조금 멀게는 내가 있는 직장이 좀 더 안전한 곳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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